신임 제주경찰청장의 과제
신임 제주경찰청장의 과제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페이스북
  • 제주의뉴스
  • 제주여행
  • 네이버포스트
  • 카카오채널

“그동안 제주경찰이 땀과 정성으로 이룩한 명예와 전통, 그리고 제주도민의 안전을 지켜내야 한다고 생각하니 기쁨보다는 무거운 책임감이 앞섭니다.”

이는 지난 18일 취임한 류환춘 제16대 제주도지방경찰청장이 취임사 서두에서 직원들에게 한 말이다.

신임 류 청장의 표현을 빌리지 않더라도 제주경찰은 그동안 도민들의 생활현장에서 도민들과 애환을 함께 해 왔다.

그러나 이 같은 경찰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경찰업무에 대한 시민들의 여론은 대부분 부정적 형태로 표출되고 있다.

경찰의 법집행 과정에서는 예나 지금이나 크고 작은 잡음들이 잇따르고 있으며 이를 바라보는 시민들의 시선은 냉담하다.

강력사건의 범인을 검거했을 경우 시민들은 ‘경찰로서 당연한 업무’라고 평가하고 흉악범 검거가 이뤄지지 않았을 땐 경찰 수사력 부족을 질타한다.

이처럼 경찰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이 부정적인 데는 경찰의 고질적 병폐로 그동안 제기돼 온 불친절과 권위주의가 한 몫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신임 류 청장도 이를 의식한 듯 취임사에서 직원들을 상대로 ‘친절하고 공정한 봉사 경찰상’ 정립을 첫째로 강조했다.

류 청장은 이를 실천하기 위해 세계 최고의 경찰이라고 자칭하는 일본 경찰의 예를 들기도 했다.

사실 우리 경찰이 가진 고질적 병폐인 불친절과 권의주의는 과거 일제 강점기를 거치면서 일경(日警)의 잔재가 토착화된 데서 그 뿌리를 찾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데 반세기가 지난 현재에는 우리 경찰에 치욕적 잔재를 남겼던 일본 경찰을 우리 경찰이 모방해야 하는 지경에 이른 것이다.

이는 역설적으로 그만큼 국민을 위해 애쓰고 친절 봉사하는 일본 경찰에 비해 우리 경찰의 불친절과 권위주의적 업무행태가 여전히 개선되지 않은 채 시민들로부터 비판을 사고 있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다.

흔한 표현을 빌리지 않더라도 국민에 대한 경찰의 친절과 무한봉사는 경찰의 기본에 해당하는 것이다.

최근 제주지방경찰청이나 각 경찰서가 운영하는 인터넷 홈페이지를 보면 경찰의 불친절과 단속경관의 권위주의적 행태를 지적하는 네티즌들의 비판이 여전하다.

물론 경찰의 불친절 등을 나무라는 네티즌들 가운데 일부는 담당 경관의 입장과 달리 자신들의 불만을 일방적으로 토로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를 바라보는 대부분의 시민들은 오죽하면 자신들의 억울한 사연을 경찰을 포함한 불특정 다수에 공개했을까 하고 ‘피해시민’들을 두둔한다.

이는 경찰에 대한 시민들의 불신의 골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친절과 봉사를 첫째로 강조하는 새 경찰청장이 취임한다고 해서 시민들이 갖고 있는 경찰에 대한 ‘체감친절’이 하루아침에 향상될 수는 없을 것이다.

또 신임 청장의 이 같은 의지를 액면 그대로 믿는 시민도 거의 없을 뿐만 아니라 경찰 일부에서조차 ‘취임때의 의례절차’로 받아들이는 경향 또한 상존하고 있다.

신임 청장 재직 중 시민 대부분이 공감할 수 있는 친절한 경찰상 정립까지는 어렵다 하더라도 시민들로부터 불친절과 권위주의로 인한 질타의 목소리는 더 이상 나오지 않는 토대가 마련되기를 기대해 본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