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을 20여 일 앞둬 외국계 P보험사에 재직하고 있는 정기조씨(34.서울 동작구 사당동)의 말이다.
정씨는 그러나 노.정 후보 단일화가 가지고 온 정치적 관심 고조가 선거 판도에 어느 정도 파괴력을 지니고 영향력을 발휘할지는 미지수라고 말한다.
두 후보 간 단일화 합의에 각별한 관심을 보이고 있는 30% 정도의 수도권 부동층들의 민심 동향이 선거 판도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견해와 비슷한 반응이다.
그러나 노.정 후보 단일화 성사시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의 승리 전망이 위협받을 것인지에 대해서는 연령대를 기준으로 엇갈리는 양상을 띠었다.
A산업 반도체 사업부문에 근무하는 송문신씨(39.인천 연수구 동춘동)도 단일화 합의에 대해 상당한 여론의 반향이 있을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이번 대선은 보.혁 구도로 전개될 가능성이 많은만큼 부동층이 상대적으로 적을 것이라는 견해도 만만찮다.
“지지 후보를 결정하지 않은 사람들이 상당수라고 하지만 주변엔 이미 누구를 찍겠다고 결정한 유권자가 훨씬 많은 것 같습니다. 같은 아파트 단지내 전업주부들 중에는 노.정 후보 간 단일화 합의와 관계없이 이 후보의 당선을 기정사실로 여기는 사람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주부 박영숙씨(50.경기 수원시 권선동)는 남편의 영향을 상당적으로 많이 받는 아파트 거주 주부들의 견해를 들려줬다.
도식적이긴 하지만 ‘중.장년층=이회창, 20~30대=노무현 정몽준’의 흐름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라 하겠다.
류홍번 안산 YMCA 시민사업부장(35)은 지금의 분위기로서는 한나라당의 이 후보가 상당한 차이로 우세를 보일 것이란 예상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단언한다.
류 부장은 그러나 최근 다만 노.정 후보 간 단일화가 성사돼 양측이 이를 토대로 얼마나 얼마나 상황을 반전시킬 수 있느냐가 유권자들의 선택을 가를 최후의 수단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체 유권자(3474만여 명.6.13 지방선거 기준)의 절반에 육박하는 1625만여 명이 밀집해 있는 수도권(서울.인천.경기).
지역대결 구도가 관철되어 온 역대 선거에서 어느 일방의 압도적 우세를 허용하지 않는 특징을 보여 온 곳.
이 때문에 각 후보들은 선거의 승패를 가를 ‘전략적 요충지’로 설정해 이 지역에서 우위를 점하는 데 사활을 걸고 득표전에 임하고 있다.
특히 영.호남처럼 특정 정당에 대한 배타적 지지보다 상대적으로 ‘인물론’이 비교적 먹혀든다는 평가를 받아 온 곳인 탓에 수도권 표심의 향방을 판도 변화의 핵심 기제인 노.정 두 후보 간 단일화가 가져올 파괴력이 어느 정도가 될지에 모아지고 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작권자 © 제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