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에 대한 처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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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복잡해지고 어지러울수록 화나는 일이 많아진다. 인간관계가 복잡하게 얽힐수록 뜻하지 않는 불필요한 오해도 늘어나고, 이러한 것들이 우리를 짜증나게 한다. 어쩌면 세상사는 발전이라는 미명 아래 스트레스를 양산하는 쪽으로 흘러가는 것 같다. 발전은 ‘변화’를 요구하고, 그 변화는 이를 수용하려는 사람에게 견디기 힘든 심적 압박을 주기 때문이다. 이러한 압박과 고통이 화로 나타난다.

요즘 주변을 살피면 온통 화나는 것들 투성이다. 직장인들은 글로벌 시장에서 살아 남으려는 회사의 몸부림에 아찔한 체험을 하곤 한다. 경쟁력 향상이니 능력 제고니 하면서 개인의 능력을 시험받는 경우가 허다하다. 어디 직장인뿐인가. 매상이 줄어들어 고민하는 영세상인, 농.수산물 개방 여파로 생산비도 건지지 못하는 농.어민 등 우리 사회의 경제적 약자들 모두 견디기 힘든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주부들의 시름도 더해간다. 연말연시를 맞아 치솟는 난방비를 비롯해 써야 할 돈은 많은데 주머니는 자꾸 쪼그라든다. 그러니 그 짜증이 남편과 자녀들에게로 향하기 일쑤다. 이러한 가정의 화가 모여 사회적 불만이 쌓여가고 있다. 정작 이를 보듬어 줘야 할 정치는 온데간데 없고, 오히려 우리를 답답하게 한다.

▲베트남 출신인 틱낫한 스님이 쓴‘화(Anger)’가 우리 독자들에게서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이러한 주변 상황과 맞아떨어지기 때문이 아닐까.

스님이 내린 화 처방법은 생각보다 단순하다. 화가 났을 때 스스로 내면 상태를 들여다보라고 주문한다. 화는 어떤 상대가 내게 주는 것이지만 화를 냄으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자신에게 돌아오는 점을 생각하라고 얘기한다. 화를 냈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는 것도 아닐 뿐더러 자신의 마음을 좀먹는 결과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그러니 성난 얼굴을 거울에 비춰보고, 억지로라도 미소를 지으라고 충고한다. 남 탓으로 돌리지 말고, 화를 낸 상대를 측은하게 생각하는 마음의 여유를 가지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스님은 그러나 “화를 품고 사는 것은 마음 속에 독을 품고 사는 것과 같다”며 참지 말고 푸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스님의 충고대로 ‘화’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면 세상이 달라 보인다.
대선을 앞둔 요즘 정치권의 행태에 대해서도 너그러울 수 있다.
명분 없는 싸움이나 이합집산에 화내지 말고 “지난 총선 때 나의 그릇된 선택의 결과가 이렇구나. 유권자의 책임이 크네”라고 반성하는 것이 세상을 바꾸는 힘이 될 수 있다. 이런 생각이 큰 흐름을 이룬다면 이번 대선은 우리 정치문화를 몇 단계 끌어올리는 반면교사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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