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현재 수입을 금지하고 있는 감귤 등 국산 농산물 4~5개 품목에 대해 조만간 수입을 허가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 양국은 22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에서 제4차 통상 현안 점검회의 이틀째 회의를 열어 철강, 반도체, 자동차, 의약품, 지적재산권, 통신, 농산물 등 양국 간 통상 현안을 논의했다.

이 회의에서 우리 대표단은 검역문제 등을 이유로 수입이 금지돼 있는 감귤과 단감, 고추(파프리카), 박과작물 등 국산 농산물 4~5개 품목에 대한 수입규제를 풀어줄 것을 요청했고 미측은 이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대표단은 전했다.

대표단 관계자는 “양국 대표단 모두 유익하고 만족스러운 회의였다고 평가했다”며 “특히 미국은 우리 농산물의 수입금지 해제와 관련, 진전상황을 설명하고 조만간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미국 대표단은 지난 9월부터 시행중인 한국의 의약품 최저 실거래가 제도가 미국 제약업체들에게 불공평하기 때문에 개선이 필요하다는 기존 입장을 거듭 밝혔으며, 특히 영상물 불법복제 등 지적재산권 문제를 집중 거론했다.

이에 대해 한국 대표단은 정보통신부 산하 소프트웨어 상설단속반에 사법경찰권을 부여하기 위해 현재 관련법 개정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측은 또 국내 자동차 관세율을 현행 8%에서 일본(0%) 또는 미국(2.5%) 수준으로 인하할 것과 특소세 체계를 3단계에서 2단계로 단순화할 것을 요구했으며, 우리 대표단은 지난 4월부터 미국이 시행중인 철강제품에 대한 긴급수입제한조치(세이프가드) 철회 등을 요청했다.

우리 대표단은 마이크론사의 한국산 D램 제소와 관련해 조사대상과 기간, 범위의 축소 및 공정하고 투명한 조사를 요청하는 한편 섬유 수출시 서면비자 면제와 TV에 대한 인증절차를 간소화할 것을 요구했다.

양국은 또 도하개발아젠다(DDA) 협상 과정에서 상호 협조관계를 유지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앞서 한국은 전날 특소세법 시행령을 개정, 다임러크라이슬러의 레저용 픽업트럭인 ‘다코타’에 특소세를 부과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미측에 통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