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 - 제주시수협 위판장 갈치 풍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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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싱함이 더할 수 없는 회. 호박과 어우러지는 포근한 맛의 국. 무와 함께 입맛을 돋우는 조림과 구이. 갈치가 제철이다.

은빛 찬란한 갈치를 가장 먼저 만날 수 있는 곳은 제주시 수협 위판장.
오전 7시부터 시작되는 경매에는 어민들의 밤샘 작업으로 갓 잡아올린 갈치들이 상자에 담겨진 채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경매사의 호각 소리에 따라 20여 명의 도매상들은 조금이라도 더 상품성이 좋은 갈치를 구입하기 위해 자리를 옮기며 허연 입김을 연신 내뿜으면서도 눈빛은 갈치 상자에 집중한다.


#치열한 삶의 경쟁 시작되는 곳

순식간에 이뤄지는 경매에 도매상들은 서로 눈치를 살피며 경매판(일명 후다)에 가격을 적어내느라 여념이 없다.

요즘 제주시 수협 위판장에서 하루 거래되는 갈치량은 10㎏들이 1000여 상자.

도매상들이 구입한 제주갈치들은 대부분 서울을 비롯한 대도시에 바로 직송된다.

또 이곳에서 일반인들도 도매상에게서 갈치를 구입하는가 하면 관광객들에게 명소가 된 지는 오래다.

한 도매상은 “제주갈치의 품질성이 인정되면서 서울 등지에서 직송을 원하는 경우가 많아 상품성이 높은 갈치를 구입하는 데 역점을 두고 구입한다”며 “새벽부터 제주항에 나와 배에서 내리는 갈치를 먼저 살피고 구입을 결정한다”고 말해 새벽부터 삶의 경쟁이 시작됨을 느낄 수 있었다.

경기도 분당에 사는 큰아들에게 보낼 갈치를 사기 위해 위판장을 찾은 정모씨(62.여.제주시 삼도1동)는 "아들 내외와 손자들이 제주에서 보낸 갈치를 조림해서 먹어 본 후 그곳에서 산 갈치와는 맛을 비교할 수 없었다"며 "고생스럽더라도 보내 달라고 부탁해서 한 상자 사기 위해 왔다"고 말했다.


#좌판으로 자식 대학공부도 시켜

위판장을 벗어나 도로변으로 나오다 보면 제주의 전통 어시장 ‘아낙 좌판’이 길 양편에 자리잡고 있다.

이곳에서 20여 년간 좌판 판매를 했다는 한 할머니는 “좌판 장사를 하면서 자식들 공부시키고 지금까지 살아왔다”면서 “하루 하루 먹고 살기 위해 장사를 하지만 항상 싱싱한 생선을 공급해왔고 중간에 장사를 하지 못할 처지에도 놓이기도 했지만 지금까지 자리를 지키고 있다”며 어려운 시절을 회상하기도 했다.

제주의 새벽이 시작되는 위판장과 좌판 부근에는 추워진 날씨를 반영하듯 따뜻한 어묵과 커피를 파는 노점이 함께 자리하는 것은 당연.

새벽을 여는 상인들에게 따뜻함보다 정이 넘치는 어묵 국물과 커피 한 잔을 건네며 꽃피우는 이야기꽃은 우리의 훈훈한 삶의 정을 느끼게 한다.

오전 8시30분이면 경매가 끝나지만 경매에서 판매된 갈치를 사기 위한 시민.관광객들의 발길과 좌판 아낙들의 “갈치 삽서” 소리는 경매장 부근에 자리잡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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