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화꽃 피니 그대 그립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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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초.수선화도 삼다도에 '활짝'

“매화꽃 피면/ 그대 오신다고 하기에/ 매화더러 피지 말라고 했지요/ 그냥, 지금처럼/ 피우려고만 하라구요”

섬진강 시인 김용택은 꽃이 피어버리면 내 님이 오셨다가 쉬이 가버리니, 기다리는 마음으로 봄을 보내게 해달라는 연인의 마음을 짤막한 시로 표현했습니다.

바야흐로 봄이 오고 있습니다.

봄이 오는 길목, 문득 누군가가 기다려진다면 주저하지 말고 그 사람을 맞으러 나가보는 것은 어떨까요?

봄이 기다려진다면 봄이 찾아오길 마냥 기다리기보다 두팔 활짝 펴고 봄마중 나가보는 것도 좋은 일입니다.

추운 겨울을 이겨내고 화사한 봄을 만들기 위해 꽃망울을 터뜨린 봄꽃을 바라보노라면 벌써 봄이 우리 곁으로 성큼 다가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제주도의 봄은 소리 소문도 없이 찾아왔다가 슬그머니 사라진다고 어느 여행작가는 말했습니다.

아마도 한겨울조차 푸근한 제주의 날씨 때문에 봄이 언제 시작되는지를 어림할 수가 없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래서 제주의 봄은 매화, 복수초, 유채꽃 등의 꽃소식으로 봄날이 머지않음을 짐작할 따름이지요.

다가오는 봄을 시샘이라도 하듯 추위가 기승을 부리기도 하지만 그것은 얼마남지 않은 자신의 시기를 붙잡으려는 마지막 몸짓인 것이겠지요.

추운 겨울을 이겨낸 봄꽃을 만나 겨우내 쌓인 몸과 마음의 먼지를 툭툭 털고 싶다면 한림공원에 만개한 매화를 만나러 가보세요.

매화정원에 120여 그루의 매화가 수선화와 함께 어우러져 진한 봄향기를 피우고 있으니까요.

선비의 꼿꼿함과 고귀함을 닮은 매화가 부담스럽다면 수줍은 산골 새색시 같은 야생화 복수초를 만나러 가보는 것은 어떨까요?

1112번 지방도와 11번 국도가 만나는 비자림로 입구 주변 숲이나 절물자연휴양림 입구 길가 숲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복수초를 바라보다보면 봄날 하루가 덧없이 흘러가기만 합니다.

누가 말을 하기도 전에 스스로 피어야 할 시기를 아는 매화를 바라보노라면 나서야 할때와 물러나야 할때를 모르는 것은 이 세상에 인간뿐이구나 라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봄 소식을 전하는 매화에 대해 중국 북송시대 시인 왕인석은 이렇게 읊었습니다.

“담장 모퉁이에 핀 몇가지 매화꽃이여/ 추위를 무릅쓰고 홀로 피었구나/ 아득하나 그것이 눈이 아님을 알겠으니/ 그윽한 매화향기 불어오기 때문이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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