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메기
과메기
  • 김범훈
  • 승인 2006.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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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중순 토요일 오후 6시 무렵이었던 것으로 기억난다.

아파트에 차를 세워두고선 저녁 약속을 한 선배의 차를 기다리려는데, 같은 아파트에 사는 후배도 역시 자기네 일행 차를 기다리는 모양이었다. 어딜 가느냐고 물었더니 그는 웃음 지으며 어느 편 식당에 과메기 먹으러 간다고 했다. 순간 “나도 과메기 먹으러 가는데…. 혹시 같은 데 가는 게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15분 정도 늦게 도착해보니, 식당은 손님들로 붐벼 시끄러웠다.

자리가 빈 데를 찾아 앉으려는데, 아니나 다를까 그 후배와 마주쳤다. 그는 벌써 동료들과 과메기의 구수한 맛에 취하고 있었다.

▲과메기는 청어나 꽁치를 바닷바람에 말려가면서 숙성시킨 음식이다. 말리는 과정에선 소금도 치지 않고 머리와 내장, 가시만 빼면 그만이다.

다만 개인적으로 구입해 먹을 때는 껍데기를 벗기는 수고만이 있을 뿐이다.

과메기란 이름도 특이하다.

말린 상태의 청어를 말하는 ‘관목(貫目)’의 경상도 사투리에서 유래한다는 해석이다. 즉 예로부터 청어가 많이 잡힌 경북 영일만에선 ‘목’이란 말을 ‘메기’로 불렀고, 이로 인해 ‘관목’은 ‘관메기’로 불리다가 오늘날 ‘과메기’라는 살가운 이름이 됐다는 것이다.

과메기는 9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주로 추운 계절에 생산된다.

1960년대부터는 청어가 잘 잡히지 않아 꽁치가 그 자리를 대신했다고 한다.

▲과메기는 간 마늘과 함께 숙성시킨 새콤한 초장에 찍어 먹어도 맛은 그만이다. 하지만 겨울 칼바람 이겨내고 눈까지 맞은 배추, 싱싱한 날미역, 마늘, 쪽파 그리고 마른 김과 함께 싸 먹는 맛은 씹을수록 쫀득쫀득한 게 일품이다.

주류도 맥주보다는 소주가 제 격이다.

최근엔 웰빙 식품으로도 각광이다.

불포화 지방산 함량이 높아 심근 및 뇌경색 등 성인병 예방효과에도 좋고, 눈에 좋은 비타민A도 풍부하며, 숙취를 없애는 아스파라긴산도 콩나물보다 많다고 한다.

때문에 포항 구룡포 어촌에선 연간 7000억원대 규모로 추산되는 겨울철 과메기 특수로 인해 함박웃음이라고 한다.

과메기는 이제 도내 미식가들의 입까지 사로잡을 것 같다.

이처럼 맛도 뛰어나고 몸에도 좋은 제2, 제3의 과메기가 제주에서도 나와 주기를 소망한다.

어획고 부진 등으로 우울한 제주어촌에서도 모처럼 웃음이 피어나는 모습을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