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只今)
지금(只今)
  • 김범훈
  • 승인 2006.03.2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 토요일 아침 서울에 계신 한 은사님으로부터 핸드폰이 걸려왔다. 제주에 가고 싶다면서 어느 때가 괜찮겠냐고 물었다. 지난해 나아졌다 싶은 아내의 건강이 다시 나빠졌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그는 제주의 봄 향기를 만끽하면 아내의 건강이 회복될 것 같은 느낌이 온다고 했다.

아내를 사랑하는 마음의 일단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서울 출신인 이들 부부는 평소에도 기회만 되면 제주를 찾고 싶다고 말하곤 했다. 제주의 자연을 사랑하는 제주 마니아들인 셈이다.

마침 이달 하순부터 내달 초 봄꽃의 절정을 알리는 유채꽃잔치와 제주왕벚꽃축제가 열린다. 이 때면 봄꽃 정취와 함께 만물의 생동감을 느낄 수 있는 더 없이 좋은 기회가 될 것 같다.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때는 언제일까?”라고 첫 번째 질문을 던졌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사람은 누구일까?”를 두 번째로 물었다. 마지막 세 번째로는 “가장 중요한 일은 무엇일까”를 던졌다.

러시아의 대문호 톨스토이가 쓴 ‘세 가지 질문’이라는 책에 나오는 내용이다.

어느 누구라도 한 번 쯤은 자신에게 던져봤을 질문들이다.

그는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때는 바로 지금 이 순간이고, 가장 중요한 사람은 바로 지금 곁에 있는 사람이며, 가장 중요한 일은 바로 지금 곁에 있는 사람을 위해 좋은 일을 하는 것”이라고 했다.

지금 이 순간이 더 없이 소중하다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매사에 지금을 소홀히 하곤 한다.

<그 때 참았더라면/그 때 잘했더라면/그 때 알았더라면/그 때 조심했더라면/훗날엔 지금이 바로 그 때가 되는데/지금은 아무렇게나 보내면서 자꾸 그 때만을 찾는다.>(이규경의 ‘온 가족이 읽는 짧은 긴 생각’에서)

원인은 분명하다. 무엇보다 원칙을 지키지 않는 데서 후회의 나날이 이어진다고 본다. 편하고, 좋은 게 좋은 것이고, 당장 이익이 되니 그리 택하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을 준비하고 이겨내면 기쁨과 보람과 결실이 기다린다. 은사님의 아내 사랑만 해도 이들에게 지금은 좋은 추억과 감동의 그 때로 남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