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1 총선에서 주인이 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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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기도 전북대 교수/前 콜롬비아 대사

지난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믿기 어려운 일이 벌어졌다. 박원순 시민사회대표가 민주당의 후보와 한나라당 후보를 모두 이기고 서울 시장에 당선된 것이다. 물론 민주당의 지원이 있었지만 박원순 시장이나 안철수 교수를 통해 표출된 민심은 기존 정당에 대한 커다란 불신이었다. 따라서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이 이번 제19대 총선에 어떤 후보들을 내놓을 지에 많은 관심이 쏠렸다. 후보들의 도덕성·정체성을 강조하고 시스템 공천, 모바일 투표 등 공천개혁을 약속한 정당들이 정말 말 그대로 유권자의 눈높이에 맞는 후보들을 공천할 것인지 궁금했다. 3월 20일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은 각각 각 당의 비례대표 후보자 명단을 발표함으로서 거의 2달에 가까운 힘겨운 공천심사를 마무리하고 총선 체제에 돌입했다. 그러나 많은 유권자들은 크게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이제 공은 유권자 손으로 넘어왔다.

 

‘정당은 현대 정치의 생명선’이라고 할만큼 국민과 국가의 연결 고리인 정당의 역할은 중요하다. 정당정치는 정당이라는 정치세력이 해 놓은 일에 대해 국민들에게 책임을 지는 정치다. 자신들의 업적과 과오를 늘어놓고 겸허하게 국민들의 평가를 받는게 도리다. 따라서 이번 총선은 지난 4년간 대한민국을 책임졌던 정당에 대한 평가의 시간이고, 개별적으로는 지난 4년간 국회의원의 행적에 대한 평가를 하는 시간이다.

 

대한민국 헌법 제 1조 2항을 보면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라고 써 있다. 그렇다. 모든 권력은 국민에게서 나온다. 다시 말해 국민이 이 나라의 주인인 것이다.

 

그런데 어떻게 우리가 주인이 될 수 있을까? 쉽다. 우리는 선거를 통해서 주인이 될 수 있다. 4월 11일 누가 주인인 지를 확실히 알려주면 된다. 그래야 4년이 편하다. 좋은 예인 지 확실치 않지만 2년 전 한참 잘나가던 김우룡 방문진 이사장은 한 언론과의 대담에서 MBC 인사와 관련해 비사를 털어 놓았다. 김재철 MBC사장이 “큰집에 불려가서 쪼인트 까진 후 확실히 좌파를 인사조치 했다”라고 폭로한 것이다. 진실보도가 무엇이고 기자정신은 무엇인지 또 국민의 알권리가 무엇인지가 중요하지 않았다. 깡그리 무시돼 버렸다. 큰집은 김사장의 쪼인트를 까며 누가 주인(임명권자)인지 확실히 가르쳐주었다. 그리고 김사장은 주인에게 절대복종하는 ‘충견’이 된 것이다.

 

이번 총선에서 정치인들이 유권자 무서운 줄 알도록 해야 한다. 선거때 가장 힘들어 하는 의원이 어느 지역 의원일까? 두말할 것 없이 서울과 수도권에 출마하는 의원들이다. 소위 여야의 당선자가 수시로 바뀌고 또 당락이 수백 표에 의해 결정되는 곳이다. 따라서 그들은 변덕스러운 유권자의 눈치를 수시로 살필 수 밖에 없다. 아니 4년내내 주인인 유권자의 ‘이쁨’을 받기 위해 최선을 다할 수 밖에 없다.

 

반면 아직도 지역주의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영남과 호남의 정치인들은 어떤가? 이들은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의 공천에 사활을 걸고 있다. 지난 30여 년 동안 공천만 받으면 당선됐는데 누구 말을 듣겠는가? 이들이 충성하고 눈치를 보는 사람은 지역 유권자가 아니라 공천을 주는 사람이다. 다만 지역주민의 눈치를 보는 척 할 뿐이다. 그러니 유권자의 말을 제대로 듣겠는가? 이번 선거에서 우리는 누가 주인인지 확실히 가르쳐주어야 한다. 투표장에서 국민이 얼마나 무서운지 확실히 알게 해주어야 한다. 붓뚜껑으로 투표지에 꽉 힘을 주어서 투표를 해야 한다.

 

30여 년 간 많이도 해먹었다. 그리고 정치는 엉망이 됐다. 이제 판을 바꾸자. 자신이 역사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 신민(臣民)이 아닌 시민(市民)이 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또 4년 동안 노예처럼 끌려 다녀야 한다. 땅을 치고 후회한들 아무 소용없다. 한나라의 정치는 그 나라 국민수준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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