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학자와 金萬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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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와 제주학회가 제정한 ‘제1회 제주학술상’을 받은 동국대 명예교수 남도영(南都泳) 박사는 80세의 노학자다. 그가 최근 이 상을 수상하게 된 것은 그의 역저인 ‘제주도 목장사’가 높이 평가됐기 때문이다.

이 노학자의 말에 따르면 제주의 말(馬)은 한반도의 국방.정치.사회.경제.외교.산업.문화에 이르기까지 크게 영향을 주지 않은 분야가 없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군마, 역마, 파발마, 교역마, 태마(馬太 馬), 농마 등등이 과거 한반도 역사의 기초가 되었다는 얘기다.

그는 한 사석에서 “제주도 목장사 연구를 위한 현지 답사 중 제주만의 특이한 발달 과정을 발견했다”며 흐뭇해 했다. 그 이유는 당시로서는 다른 지방이나 외국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걸출한 대목장 경영자요, 애국자였던 김만일(金萬鎰)을, 역사를 초월해서 만날 수 있었기 때문이란다.

그의 ‘제주도 목장사’에 의하면 한라산 절반에 걸쳐 있던 김만일의 개인 목장은 1만필의 말들을 길렀는데, 국가가 필요할 때는 전마(戰馬) 등을 서슴없이 보냈다는 것이다. 그리고 효종 9년 김만일과 그의 후손들이 수많은 말을 국가에 헌납, 한라산에 산장(山場)을 설치함으로써 제주도의 첫 국공립 목장이 탄생했으며, 이것이 제주도 목축업이 발전하는 계기가 됐다는 것이다.

남도영 박사의 말대로 김만일에 대한 기록은 인조실록, 광해군일기, 숙종실록 등에 자주 등장하는데, 인조 초에는 양마 240필을 조정에 보냈고, 정묘호란 때는 다시 400여 필의 전마(戰馬)를 보냈다. 그리고 선조 33년과 광해군 12년에도 각각 전마 500필씩 모두 1000필을 나라에 바쳤다. “사실 김만일은 제주도뿐만 아니라 한반도의 말 문화에 기여한 공이 많다”면서 “그에 대한 연구는 일본 등이 더 활발하다”는 것이 평생 마정(馬政)을 연구해 온 노학자의 술회다.

어쨌든 80 고령의 대학자가 몇세기를 뛰어넘어 제주도 목장 경영의 거인이요, 공신(功臣)인 김만일을 만나게 된 것은 다행이다. 그래서 이 노학자는 ‘제주도 목장사’를 끝내면서 다음 세가지를 제언하고 있어 검토해 볼 만하다.

“첫째, 제주도민의 땀과 피로 건설된 옛 목장의 유적인 ‘잣(城)’.공마선(貢馬船).마조단(馬祖壇) 등을 복구, 정비 해야 한다. 둘째, 김만일의 행적 정리 및 생가.기념각.동상을 건립해야 한다. 셋째, 목장 문화 유적지 등에 ‘마문화 관광단지’를 개발하고, 마박물관도 건립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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