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전설 '백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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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그런 봄기운과 함께 오라벌 녹색그라운드에 수놓아지는 살아있는 전설 ‘백호기’의 계절이 돌아왔다.

‘제주 학생 축구 월드컵’으로 불리워지는 제주일보 백호기 청소년축구대회의 막이 오르기 때문이다.

올해로 마흔 두 번째를 맞는 대회는 오는 28일 예선전을 시작으로 4월 1일까지 제주종합경기장 등 경기가 열리는 곳마다 들썩이게 한다.

아직 대회 개회도 선언되지 않았지만 기자의 귀에는 벌써부터 ‘백호기’에 흠뻑 빠져드는 도민들의 환호성이 들리는 듯 하다.

지난 1년간 대회를 기다려온 백호기 마니아들의 가슴 뛰며 설레는 모습도 눈에 선하다.

백호기 그라운드를 달구는 초·중·고 선수들의 불꽃튀는 명승부로 시나리오 없는 드라마처럼 짜릿함이 전해져오기 때문이다.

태극마크를 가슴에 달고 국가대표로 활약하는 스타의 등용문이 되기도 한다.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4강신화’의 기적을 일궈낸 철벽 수비수 최진철(강원FC 수비코치),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서 첫 원정 16강 진출 쾌거를 만들어낸 수문장 정성룡(수원 삼성), 2014년 브라질월드컵 무대를 위해 정성룡과 함께 태극전사로 부름을 받아온 지동원(영국 선덜랜드), 홍정호(제주 유나이티드)….

이들 선배의 뒤를 이어 오라벌에서 투혼을 불사르는 어린 선수들의 땀과 열정이 손꼽아 기다려진다.

열두번째 선수들의 응원전은 대회의 하이라이트로 관중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다.

출전 학교의 학생과 학부모, 동문들이 한데 어우러져 내놓는 응원전은 탄성을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특히 고교 응원전은 백호기 전사들의 선전을 기원하는 역동적이고 현란한 바디섹션과 율동으로 감동을 선사한다.

대기고의 재규어, 서귀포고의 사자, 오현고의 호랑이, 제주제일고의 청룡, 제주중앙고의 독수리 상징과 함께 펼쳐지는 응원잔치는 백호기에서만 볼 수 있는 묘미이다.

한국의 ‘붉은악마’, 북한의 매스게임보다 더 흥분시킨다는 평가가 국내는 물론 외국에서까지 흘러나올 정도이다.

이 처럼 선수는 물론 응원부대가 신명나는 축제의 장을 펼치는 사이 관람석에서 이를 지켜보는 도민 모두도 하나가 된다.

이 때문에 제주에서 열리는 단일 경기 가운데 가장 많은 관중 수를 자랑하고 있다.

아마추어 대회이면서도 다른 모든 경기를 능가하는 최고의 인기를 끌고 있는 셈이다.

앞으로 며칠 후면 단순한 축구대회를 뛰어넘어 도민축제로 승화되는 백호기가 펼쳐진다.

올해는 과연 어느 학교가 백호기를 품어 명예를 드높일지, 무엇보다 경기장에서의 승패를 떠나 최선을 다하는 선수들의 모습을 보는 관중들의 박수소리도 궁금해진다.

미래 축구스타를 꿈꾸는 선수들의 투지를 보면서 누가 새로운 꿈나무로 탄생할지도 볼거리다.

덧붙여 해를 거듭할수록 진화하는 응원전은 더욱 기대감을 갖게 한다.

도민들은 이제 이렇듯 가슴 벅찬 흥분과 감동의 도가니가 연출되는 백호기 축제 초대장을 받아놓고 선택의 기로에 섰다.

이번 기회를 놓치면 1년을 기다려야 한다. 후회 없는 현명한 선택은 도민들의 몫이다.

김재범 사회부장 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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