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주류업계의 희망인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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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주당(酒黨)들을 잡기 위한 주류업계의 광고전이 뜨겁게 전개되고 있다.

소비자들에게 확실한 이미지를 각인시키려다 보니 이색 소재를 등장시키거나 여성의 신체를 병 모양에 담는 등 다소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광고도 눈에 띈다.

일부 업체는 수십억 원을 들여 주류 도매상들에게 단체 해외여행을 시켜주고 고급 판촉물을 뿌리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 공세도 펼치고 있다고 한다.
주류업계가 이처럼 ‘전쟁’을 벌이고 있는 것은 ‘망년회’ 시즌을 앞두고 위스키 시장을 선점해야 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주류업계가 집계한 올 1월부터 9월까지 국내 위스키 판매실적은 264만6000여 상자(500㎖짜리 18병 기준).

지난해 같은 기간 233만5900여 상자에 비해 13.3% 증가했다고 한다.
특히 ‘발렌타인 17년’, ‘로열살루트 21년’ 등 최고 등급인 슈퍼프리미엄급 위스키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85%나 많이 팔렸고 소주와 맥주 등 대중주 판매는 오히려 감소하거나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기온이 떨어지는 11월부터 망년회가 이어지는 12월을 거쳐 다음해 1월까지 판매되는 위스키 양은 월 평균 판매량에 비해 15% 이상 늘어난다고 한다.

연말연시가 위스키 시장의 ‘황금 시즌’임을 대변해주는 대목이다.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호는 최근호에서 “지난해 2억5600만 달러어치의 스카치 위스키를 수입해 전년 대비 20%의 신장세를 보인 한국이 단연코 세계에서 가장 뜨거운 시장”이라고 보도했다.

전 세계적으로 수요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는 것과는 달리 한국이 값비싼 위스키의 황금시장으로 떠오르면서 세계 주류업계가 우리나라를 ‘새로운 희망이 나라’로 치켜세우고 있는 것이다.

어쩐지 “한국보다 잘 사는 나라의 국민들조차 양껏 마시기에는 엄두도 내지 못하는 고급 술을 한국에선 ‘물 마시듯’ 한다”는 비아냥처럼 들리기도 한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를 ‘외환위기를 성공적으로 극복한 나라’라며 찬사를 보내던 외국 언론들이 최근에는“소비자 부실채무의 급증으로 금융권, 나아가서는 한국경제 전체의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보도하는 등 우리 경제의 앞날을 어둡게 전망했다.

국내에서도 제2의 ‘IMF 재림설’이 나돌고 있을 정도다.
한쪽에선 경제위기설이 나돌지만 비싼 수입 양주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 나라, 그래서 주류업계의 희망이 되고 있는 나라.
열심히 일하고 소득을 높여 기껏 세계 주류업계의 봉 노릇을 하는 나라라면 곤란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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