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허락하는 한 물 떠나지 않을 것”
“건강 허락하는 한 물 떠나지 않을 것”
  • 2003 최우수 잠수상 수상
  • 승인 2003.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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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반대에도 18세에 잠수일 배워

바다는 삶의 터전이지. 물질하며 6남매 모두 고등학교와 대학교 공부를 시켰으니까.”

31일 북제주군이 시상하는 2003년도 최우수 잠수상에 선정된 양경세 할머니(73.구좌읍 평대리).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제주 여인의 상징으로 꿋꿋하게 지역 사회 봉사와 수산업에 크게 공헌해 온 것을 인정받아 최우수 잠수에 선정된 양 할머니는 수상 소감을 묻자 “처음에는 주위에서 장난하는 줄 알았다”며 “이런 큰 상을 받게 돼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외동딸로 곱게 자란 양 할머니는 친정 부모의 강력한 반대에도 18세의 늦은 나이에 잠수 일을 배워 올해로 54년째 쉽지 않은 해녀 인생을 살아오고 있다.

양 할머니는 전직 장교였던 남편 고(故) 김태수씨(1990년 작고)의 병수발을 10여 년간 하면서도 싫은 내색 한 번 하지 않았으며 극진히 시부모를 봉양하면서 효행을 몸소 실천해 아내와 며느리로서 역할을 소홀히 하지 않았다.

또 강인한 생활력으로 4남2녀의 자녀들을 훌륭하게 키워내 억척스런 제주 여인의 표상을 보여 주기도 하다.

자식들을 생각하기만 하면 눈물이 난다는 양 할머니는 “입을 것 안 입고 먹을 것 안 먹으면서 ‘조냥’해 아이들을 키웠다”며 “어머니를 잘 따라준 아이들이 그저 고마울 뿐”이라며 눈물을 글썽거렸다.

이와 함께 양 할머니는 1984년부터 평대리 잠수회장을 2년간 역임하며 마을어장 자원조성과 해적생물 구제 등으로 깨끗하고 쾌적한 바다환경 조성은 물론 잠수회원 간 화합에도 적극 노력했다는 평을 듣고 있다.

젊었을 적 ‘상군 해녀’라는 소리를 듣기도 했다는 양 할머니는 “지금은 몸이 아파서 잠시 물질을 쉬고 있지만 건강이 회복되면 다시 바다로 들어갈 것”이라며 “자식들을 훌륭하게 키워준 물을 몸이 허락할 때까지 떠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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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 최우수 잠수상 수상
2003 최우수 잠수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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