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라고 무시하다 큰 코 다칩니다"
"여자라고 무시하다 큰 코 다칩니다"
  • 제주해경 특수기동대
  • 승인 2004.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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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軍) 특수부대 출신들만이 갈 수 있다는 해경 특수기동대에 전국에선 처음으로 여성 경찰관이 배치돼 화제를 뿌리고 있다.

지난 9일 제주해양경찰서 특수기동대에 배속된 정현영 순경(26,사진)은 해경 창설 이래 최초로 ‘금녀의 벽’을 허문 주인공이 됐다.

키 166㎝, 몸무게 47㎏의 가냘픈 몸매와 미모를 갖춘 정 순경의 얼굴을 대하면 ‘보기 닮지 않게’라는 말부터 나올 정도다.

국기원 공인 태권도 4단, 검도 1단, 대학에서 2년 동안 배운 유도를 비롯해 킥복싱, 가라데 등 격한 무술을 ‘보기 답지 않게’ 두루 섭렵했다.

또 지난해 돌하르방배 전국 마스터즈 수영대회 개인 평영 1위, 아쿠아슬론 대회 여자부분 1위, 올해 7월에 열린 제주시장배 철인3종경기 여자부 5위를 기록하는 등 특수기동대의 상징인 검은 제복을 입어도 될 ‘명함’을 갖고 있다.

남성도 벅찬 격한 무술과 운동을 배운 이유에 대해 “활동적인 일을 하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미소를 짓는 정 순경.

부산 사하구가 고향인 정 순경은 부모의 만류에도 초등학교 6학년 때 태권도를 배우기 시작해 고등학교 때는 정강이에 피멍이 들도록 킥복싱을 익혀 대회에 나갔으나 정작 대적할 상대 여성선수가 없어 사범이 가라데를 배우도록 권유하기도 했다.

2002년 10명을 모집하는 여경 공채에 1043명이 지원, 104.3대1의 경쟁률을 뚫고 합격한 재원이기도 한 정 순경이 기본 교육을 받는 동안 훈련 교관이 “너 때문에 여성 특수기동대를 만들어야겠다”는 말을 할 정도였다.

잠들기 전에도 윗몸일으키기 60회, 팔굽혀펴기 30회를 해야 잠이 온다는 타고난 근성과 체력을 갖춘 정 순경은 테러 및 해상 특수범죄 진압, 인질 구출 및 해상 전술, 선박 수중 탐색, 긴급 인명 구조 등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는 임무에 대해 “주어진 기회는 다시 오지 않는만큼 항상 최고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당당함을 내비쳤다.

해군 특수부대인 해난구조대(SSU) 출신인 김종성 특수기동대장은 “여자라고 봐주거나 임무수행에서 예외가 없다. 남자 기동대원들과 똑같은 임무를 부여하고 훈련을 시켜 최고의 요원이 되도록 만들겠다”고 밝혔다.

<좌동철 기자> roots@je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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