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듯 서귀포시 채무가 급격히 불어난 것은 도로사업에 투입된 해외채와 월드컵 경기장 건설로 인한 기채 때문이다. 올해 6월 말 현재 원금과 이자를 포함한 서귀포시 총부채가 1454억원에 이른다. 이는 서귀포시의 새해 예산안 중 일반회계 총 규모인 1814억원에 거의 육박하는 액수로서 참으로 위태 위태한 수준이다.
그러다보니 서귀포시는 연차별 채무 상환 계획을 자주 수정, 크게 상향 조정하지 않으면 안되는 곤혹까지 치르고 있다. 이를 테면 서귀포시가 1997년에 세운 2003년 이후 3년간의 연도별 부채 상환액은 각각 53억원, 42억원, 35억원씩이었다. 그런데 2000년도에 이르러서는 같은 기간의 빚 상환액을 다시 76억원, 68억원, 76억원 등으로 대폭 상향 조정해야 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서는 이를 또다시 81억원, 84억원, 98억원씩으로 수정해 놓고 있다.
특히 서귀포시는 2007년에 도로사업 해외채 원리금 361억원을 일시에 상환해야 하나 상환 적립금 부족으로 이마저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2007년에 가서 환율 변동이 어떻게 되느냐도 큰 변수여서 안심이 안된다.
다행히 서귀포시는 새해 예산안을 올해 당초 예산보다 줄여 편성하면서 일체의 기채행위를 중지키로 했다니 그나마 매우 잘한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귀포시는 앞으로도 빚이 늘어날 소지가 많다. 우선 가장 걱정되는 것이 월드컵 경기장 관리 문제다.
월드컵 경기장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아니라 돈만 먹는 하마이기 때문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서귀포시는 월드컵 경기장 활용과 관련한 여러 가지 사업 유치를 구상하고 있지만 그것도 더 두고 보아야 알 일이다.
서귀포시는 아직도 늦지 않았다. 긴급 비상수단을 써서 초 긴축재정으로 나갈 수밖에 없다. 만약 그렇지 않고 앞으로도 계속 빚을 키워 그 액수가 일반회계 총 규모를 넘어서는 날이 온다면 정말 큰 일이다. 서귀포시와 서귀포시의회는 머리를 맞대고 부채를 줄여 나갈 방도를 강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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