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탕 개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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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투구(泥田鬪狗)’라 했다. ‘진흙탕 개싸움’을 말한다. 한자(漢字) 숙어 중에는 우리말로 풀어 쓰면 더욱 아름다운 경우가 있다.

하지만 ‘이전투구’만은 다르다. ‘진흙탕 개싸움’이라는 우리말로 옮기면 더욱 야하게 느껴진다. 도리어 ‘이전투구’라는 한문 문구가 좀 점잖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16대 대통령선거를 둘러싼 한나라.민주 양당 간의 싸움을 ‘이전투구’식이라는 한문 용어로 점잖게 표현하고 싶지가 않다. 차라리 야하지만 ‘진흙탕 개싸움’ 같다는 표현을 빌리고 싶다. 양당(兩黨) 인사들 간에 벌이는 인신공격과 흑색선전, 상대방 흠집내기 폭로전으로 맞붙어 싸우는 꼴불견이 그러하니 어쩌랴.

얼마 전에는 한나라당 인사들에 의해 국정원 도청설(盜聽說)이 잇따라 터져 나와 세상을 발칵 뒤집어 놓았다. 이번에는 이에 대해 민주당 인사들이 역공을 펴 국민들을 어리둥절케 하고 있다. “빌 클린턴의 선거를 도왔던 미국의 선거전략 전문회사 P사의 대표가 서울에 상주하다시피 하며 도청공작 등의 전략을 꾸미고 있다”고 말한 것이 그것이다.

이뿐이 아니다. 요즘도 한나라.민주당 간에는 참말인지 거짓말인지 모를 각종 설들이 연일 쏟아져 나오고 있다. 우선 노무현 후보측에 대한 한나라당의 공격부터 보자. “경남 진영의 30억원짜리 300여평 토지가 노 후보 땅임에도 재산신고를 하지 않았다.

자연환경 보전지역인 거제도 땅에 호화 별장과 커피숍을 특혜로 지었는데, 현정권 출범 후에 건축허가가 나오고 지목도 바뀌었다. 노 후보 부인 권양숙씨는 개발정보를 빼내 대지를 사들인 뒤 아파트를 분양받아 거액의 차익을 남겼다”는 것 등이다.

다음은 이회창 후보측에 대한 민주당의 공격을 보자. “김대업 병풍(兵風) 테이프 조작에 가담했다는 거짓 주장을 이끌어내기 위해 한나라당이 대구에 사는 K씨에게 수천만원을 건넸다. 이 후보 부인 한인옥씨는 부천시 범박동 재개발 사업과 관련, 기양건설로부터 10억원을 받았으며, 이 후보의 동생 회성씨는 경쟁업체인 세경진흥에서 22억원을 받았다.

또한 이 후보는 경기도 화성과 충남 보령에 시세 차익을 노린 땅투기 의혹이 있다”는 것 등이다.

진흙탕 개싸움 끝에는 검찰이 해야 할 일이 많다. 이번에 나돈 각종 설들을 낱낱이 수사, 거짓말 여부를 철저히 가려내야 한다. 그래서 만약 거짓말 정치인들이 있다면 12.19 대통령선거를 계기로 그들을 몽땅 퇴출시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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