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자의 도덕관과 자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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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선거일도 이제 얼마남지 않았다. 앞으로 5년 동안 국정을 책임질 새 지도자 한 분을 싫으나 좋으나 반드시 선택하여야 하는 시점에서, 대통령을 하겠다며 나선 후보들은 나름대로 진지한 출마변을 천명(闡明)하고 있지만 믿음과 신뢰를 얼른 가질 수 없으니 매우 안타깝기만 하다.

50여 년 전 초등학교 도덕시간에 익힌 ‘양 치는 소년과 늑대’라는 이솝우화가 생각난다. 거짓말을 하는 것은 나쁜 것이며, 그로 인하여 결과적으로 반드시 피해를 보게 되므로 거짓말하지 말고 정직하게 살아야 한다는 선생님의 말씀이 어린 가슴에 각인되어 오래도록 남아 있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고 나이가 들면서 이것저것 보는 영역이 넓어지고, 득이 되는 것에만 우선하다보니 그렇게 소중하게 여겼이 우화도 내 생활에서 잊혀져 가는 것 같아 두렵기만 하다. 선생님께서는 “너는 커서 무얼 하겠느냐”고 간혹 질문을 하시면 아이들은 “대통령이나 장군이 되겠다”는 대답을 하곤 했다.

그러면 선생님께서는 무엇보다도 도덕성과 용감성을 역설하시며 열심히 노력하라고 말씀하셨다. 조국광복 후 오늘날까지 대통령을 지내신 분들은 진정한 애국심을 가지고 나라의 안위와 국민 복지 향상에 희생적으로 봉사하셨다지만 무엇보다도 지도자로서 반드시 지켜야 할 도덕적 참신성과 정직성만은 크게 부족했다는 생각이 든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듯이 정치.사회 지도자 스스로가 크고 작은 법을 어길 뿐 아니라 국민 앞에 당당하게 내세운 공약과 약속마저 대수롭지 않게 파기함으로써 정치에 대한 신뢰성을 잃은지 오래되어 국가기강은 물론 사회적 혼돈을 더욱 악화시키게 된 주된 요인이라 아니할 수 없다.

이러한 책임은 먼저 주권행사를 잘못한 국민 모두에게 있다 하겠으나, 위로는 대통령과 정치지도자들이라 아니할 수 없다. 나라의 지도자가 되기 위해선 도덕적으로 자기수양을 최우선시 해야 하고, 다음으로 국정관리능력이 뒤따라야 한다. 따라서 충분한 준비와 대비가 있어야 할 것이 아닌가.

그럼에도 대통령선거를 코앞에 두고 정치에 대한 깊은 철학과 소신도 없이 서둘러 정치단체를 급조하여 반짝 여론의 여세를 몰아 나라의 지도자가 되겠다고 하는 것은 국민에 대한 속임수로 볼 수밖에 없고, 국민의 의식수준과 정치수준을 무시하는 것 같아 더욱 한심스럽기만 하다.

우리나라는 세계 200여 국가 중 국토의 면적이 9만9600㎢로 세계 총면적의 0.07%에 해당되어 109위에 머무르는 작은 나라이지만 GDP(국내총생산)는 4574억달러(2001.OECD)로서 세계 12위이며, 인터넷 이용자 수는 인구 100명당 40명으로 세계 5위를 차지하여 우리 국민의 첨단정보화지식 수준은 놀라운 위치에 있음을 알아야 한다.

현 김대중 대통령도 40여 년 동안 야당생활에서 준비된 대통령 후보였노라고 했지만 크고 작은 실책으로 퇴임을 앞둔 현재 얼마나 고뇌하고 번민하는가. 일년에 한 번 치르는 마을 체육대회도 사전에 우수한 선수를 선발하고 팀을 구성하여 일정한 기간 훈련과 연습을 통하여 승리를 위한 대책을 세우는데 하물며 급변하는 세계의 대열 속에서 나라의 안위와 국민의 복리를 책임져야 할 지도자가 되겠다면 자질과 능력을 배양하고 소속 정당의 정강정책을 국민 앞에 소상하게 그리고 투명하게 밝혀 지지를 획득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절차가 아닌가.

뜬구름처럼 비춰진 여론에 깊이 도취되어 있지는 아니한가. 지도자로서 자질과 능력, 책무를 다할 수 있는 준비는 돼 있는가를 스스로 검증하고 자성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고 본다.

아무쪼록 이번 대선 과정은 나라의 비전과 희망과 꿈을 갖게 하는 정책대결장이 되어 온 국민이 화합의 축제 속에 스릴을 맛볼 수 있는 멋있는 선거가 될 것을 간절히 기원하며 다음 글귀를 옮겨본다. ‘우리는 모두가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돌아가네. 가져갈 것은 하나도 없는데 오직 따라가는 것은 자기가 지은 업(業)뿐이로다’ 김한기 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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