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끝나지 않은 베르테르의 슬픔, 자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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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대문호 괴테가 1774년 발표한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에서 주인공 ‘베르테르’는 다른 사람의 약혼녀 ‘로테’를 사랑하다 결국 권총으로 자살한다.

괴테를 순식간에 전 유럽에 알린 이 소설은 18세기 당시 만해도 5개 국어로 번역될 만큼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지만 그 영향으로 유럽 곳곳에서는 베르테르를 모방한 자살이 유행처럼 번지기 시작했다.

책이 출간 된 지 200년 후인 1974년 미국의 사회학자 데이비드 필립스는 유명인의 자살이 언론에 보도된 후 두 달간 자살률이 급증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다.

자신이 좋아하고, 존경하던 인물, 사회적 영향력이 있는 유명인이 자살할 경우 그 사람과 자신을 동일시해 자살을 시도하는 사람이 늘어나는데 그는 이 같은 현상을 ‘베르테르 효과(Werther effect)’라고 명명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연예인 등 유명인이 자살하면 같은 방법으로 자살하는 사례가 발생하면서 ‘베르테르 효과’에 의한 연쇄 자살 문제가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대구에서는 올 들어서만 7명의 학생들이 자살로 인해 생을 마감하는 슬픈 일이 발생했다.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2010년 한 해 우리나라에서 1만5566명이 자살, 하루 평균 42.6명이 자살로 생을 마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2012 청소년 통계’에 따르면 지난 1년간 1번이라도 자살하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청소년(2010년 기준·15~24세)은 조사 대상의 8.8%, 자살 충동을 느꼈다는 비율은 2006년 9.0%, 2008년 8.9%로 조사됐다.

제주지역도 예외는 아니다. 제주도 소방방재본부의 자료에 의하면 지난해 자살을 시도해 응급실로 이송된 환자는 모두 663명으로 하루 평균 2명꼴이다.

우리나라의 미래를 선도해 나갈 청소년들이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택하고 있어 참으로 슬픈 일이 아닐 수 없다.

‘2012 청소년통계’에서 자살 충동 경험 청소년들이 꼽은 이유가 성적과 진학문제(15~19세·53.4%), 청년층은 경제적 문제(20~24세·28.1%)가 가장 컸다.

또한 최근 연일 보도되는 학생들의 투신자살에는 학교폭력이 그 배후에 있다.

자살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같은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데 단기적으로 쉽지 않은 과제이다. 그렇다고 관망할 수만은 없다.

자살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자살은 예방이 가능하다는 인식 확산과 생명 존중의 문화가 자리 잡아야 하며 무엇보다 주위의 관심이 필요하다.

자살은 자살 고위험 상황에서 주위로부터 도움을 받지 못하다가 외부의 요인이 결합되면서 실행된다고 한다.

외부 요인 중에는 ‘베르테르 효과’처럼 연예인 등 유명인의 자살도 주원인이 된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자살을 ‘전염성이 강한 질병’이라고 한다.

자살을 예방하기 위해 가정에서의 교육은 물론 학교에서의 생명 존중 사상 교육 및 자살 징후가 보일 경우 학교와 가정의 신속한 협조체계가 필요하다.

자녀와 학생에 대한 보다 깊은 관심과 사랑, 배려를 보임으로써 자살 충동자들에게 ‘나는 혼자가 아니다. 누군가 나를 지켜보고 있다. 나의 얘기를 들어줄 사람이 있다’는 확신을 심어주어야 한다.

자살은 개인 스스로 해결할 문제가 아니다. 주변의 관심과 도움이 필요하고 그것을 통해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

부모와 자녀 간 원활한 소통과 가정 및 학교에서의 올바른 인성교육으로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단절하고 자살로부터 우리의 청소년들을 보호해야겠다.

조문욱 편집부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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