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엿보기 - (7)사이버 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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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후보진영 인터넷 파괴력 공감
…각종 아이디어로 무장 후보 홍보"


최근 미국의 시장조사기관인 이티포캐스츠가 세계 인터넷 이용실태를 조사했다. 이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인터넷 이용자 수는 모두 2690만명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세계 사용자의 4.04%로 세계 6위에 해당된다고 이 기관은 밝혔다. 한국을 앞선 나라는 미국(24.13%), 일본(9.73%), 중국(6.71%), 독일(8.18%), 영국(4.08%)순이었다.

그러나 한국은 인구당 인터넷 이용자 수에서 세계 1위인 미국보다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이 심지어 미국마저 부러워할 정도의 ‘인터넷 강국’인 셈이다.

대선을 코앞에 둔 우리 정치권이 이 점을 묵과할 리가 없다. 인터넷의 파괴력에 대해 각당은 공감하고 있다.

사실 인구당 이용자 수 면에서 우리보다 못한 미국에서 인터넷 선거의 위력은 입증됐다. 2년 전 공화당의 부시 후보와 민주당의 고어 후보는 인터넷을 통해 정책 설명에서부터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여 유권자의 관심을 유도했다.
예를 들면, 선거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홈페이지에 전자상거래 형태의 기념품도 팔았다. 어린이를 위한 키드 페이지를 마련하는가 하면, 가정에서 사용할 인터넷 프로그램을 소개하기도 했다. 유권자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면서 그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던 것이다.

우리 정치권의 홈페이지는 어떤가. 부시와 고어처럼 치밀함은 없지만, 그 열의는 대단하다.
저마다 나름대로의 아이디어로 무장해 네티즌의 이목을 잡기 위해 안간힘이다. 잠시 각당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자.

9일 오후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 홈페이지. 클릭하니 방송연설 일정 등을 알리는 배너광고가 화면을 메운다. 택시기사의 TV찬조연설 일정과 대통령이 돼야 하는 10가지 이유가 눈길을 끈다. 이 광고를 지우니 한나라당의 슬로건인 ‘나라다운 나라’와 환한 웃음의 이회창 후보의 사진이 눈에 들어온다. 메인 뉴스는 ‘이회창 지지선언 봇물처럼 이어져’란 제목으로 채워졌다. 그 다음은 박근혜 의원과 이부영 의원의 방송연설을 동영상으로 실었다.

같은 시각 민주당 노무현 후보 홈페이지.
역시 배너광고가 가득하다. 이 광고에서 ‘컬러링(통화대기음)’ 다운받기, 라디오방송 프로그램 안내, 합동토론회 일정을 소개하고 있다. 이를 지우니 어린이의 환한 모습과 ‘이 아이들이 자랑스러워하는 대한민국’이라는 문구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메인 뉴스는 가수 신해철씨의 TV찬조연설 내용을 다뤘다. 그 옆에는 ‘부산 자갈치 아지매의 노무현 사랑’을 담았다.

이 후보가 중후한 정치인임을 내세워 안정감을 주는 데 주력했다면, 노 후보는 다양한 계층을 내세워 유권자의 감성에 파고드는 전략을 선택한 셈이다.

이 밖에도 서로 많은 것들을 차별화했다. 이에 대한 평가는 유권자의 몫이다. 일단 한 번 들어가 보면, 분명 선택에 도움은 될 것이다. 그렇다면 이는 투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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