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 보내기 재검토를
PC 보내기 재검토를
  • 김경호
  • 승인 2002.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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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벌이고 있는 ‘농촌 정보화 사업’이 당초의 뜻에서 훨씬 멀어져 가고 있다. 농림부가 2000년부터 농촌에 개인용 컴퓨터(PC) 보내기 운동을 시작한 이후 많은 물량들이 공급돼 왔다.

그러나 그중 상당수가 성능이 떨어진 중고품들로서 정보검색과 전자상거래 등 인터넷 활용에 도움을 주지 못한 채 아예 폐기해 버리거나 그대로 방치해 두고 있다는 것이다.

올해도 농림부는 농촌에 보급할 PC를 5000대로 잡고 지난달 말까지 2104대를 각급 단체.회사들로부터 기증 받았다. 하지만 이 중 562대가 이용할 수 없는 낡은 것들로서 폐기처분해야 했고, 1542대만을 전국 농촌에 보급했다.

이러한 사정은 제주도도 비슷하다. 올해 50대를 기증 받았으나 13대를 성능 저하로 폐기시켰고, 나머지 37대만을 농촌으로 보냈다. 남제주군 안덕면 어느 마을의 예만 보더라도 현재 전개되고 있는 PC 보내기가 어느 정도 생각과 동떨어져 있는지를 잘 알 수가 있다.

이 마을은 지난 9월 정부기관을 통해 10대의 PC를 지원 받았다고 한다. 그럼에도 이들 모두가 중고품인 데다 기능마저 크게 떨어진 것들이어서 이용을 못하고 마을회관에 방치돼 있다는 소식이다. 이는 결국 농민들에게 실망감만 안겨 주었으며 컴퓨터 활용 의욕마저 떨어뜨리고 있다.

물론 “농촌 PC 보내기 운동”은 발상도 좋고 잘만 하면 성공도 거둘 수 있는 사업이다. 또한 그동안 일정 부분 성과를 거두었음도 부인하지 못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폐기처분 대상이거나 성능이 너무 불량한 중고품들을 보냄으로써 실제로 활용되지 않은 등의 문제점도 드러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앞으로 이 사업의 이러한 문제점들을 철저히 보완, 실질적으로 농촌 정보화에 기여하도록 해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괜스럽게 시간과 노력, 행정력만 낭비하는 결과가 될지도 모른다.

PC를 기증하는 쪽에서는 충분히 농촌에서 활용할 수 있는 것들을 보내줘야 하며, 기증을 받는 정부 쪽에서도 이러한 점에 유의해야 한다.

그뿐만이 아니라 각 자치단체 등에서도 농촌에 이미 배정된 PC들이 사장되는 일이 없도록 지도.교육.고장수리 등에까지도 특단의 배려가 있어야 할 줄 안다. 농촌 PC 보내기 운동에 대한 근본적인 정책적 재검토가 필요한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