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그리고도 5년의 기다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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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하지만 정직하고 진실하게 살아온 한 서민의 간절한 소망에 하나님이 소원 세 가지를 들어주기로 했는데, 단 세 가지 소원 모두가 모든 정치인들에게는 두 배로 돌아간다는 조건을 제시했다.

“하나님, 저는 매일 열심히 일을 하여도 가족을 먹여 살리기도 힘이 듭니다. 저한테 1억원만 주시면 그 돈으로 평생을 가족과 함께 행복하게 살겠습니다.” “그래, 그러면 모든 정치인들에게 2억원씩 줘야겠네.”

“하나님, 저는 수십 년 일을 해도 집 한 채 마련하지 못했습니다. 30평 아파트 하나만 마련해 주시면 평생을 가족과 함께 편안히 살겠습니다.” “그래, 그러면 모든 정치인들에게는 60평 아파트를 주지.”

“하나님, 저의 마지막 소원은 이처럼 부러울 것이 없으니 병들어 고생하는 환자에게 콩팥 하나를 기증하고 싶습니다.” “그게 소원이라면 모든 정치인들에게 콩팥 두 개를 기증토록 하여 주지”라는 웃기에는 너무 심각한 우리 정치 불신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이야기이다.

이러한 정치 불신은 하루 아침에 이뤄진 것이 아니고 해방과 더불어 민주주의 반세기 정치 역사에서 비롯된 것이다. 요즈음 각 정당 대변인의 저질스러운 발표를 들으면서 과연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당의 수준이 저 정도라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하위의 정치 수준이라고 해도 변명의 여지가 없지 않을 성 싶다.

해방과 더불어 초대 대통령 선거인 첫 단추부터가 잘못 끼워졌다. 경쟁자인 김구 선생이 암살되면서부터 암울한 민주주의가 예견됐고, 이승만 정권은 무소불위(無所不爲) 권력을 휘두르면서 결국은 4.19 학생혁명으로 종말을 가져왔으며, 장면 정부의 혼란 와중에서 5.16 군사혁명으로 집권한 박정희 군사정권도 영구집권을 획책하면서 또한 비운의 종말을 맞이했고, 이어지는 전두환.노태우 군사정권도 국민의 민주주의 소망을 무참히 져버렸고, 처음이라 할 수 있는 김영삼 문민정부도 결국은 부정의 멍에는 못 버렸고 그리고선 우리 정치의 50년 세월이 흘렀던 것이다.

최초 야당에 의한 정권 교체로 민주주의 실천을 기대했던 김대중 정권도 기대와는 반대로 부정부패로 얼룩져 심각한 정치 불신만 가중시킴으로써 언제면 5년이 지나 새로운 대통령을 선출할 기회가 올 것인가 하는 인고의 세월을 기다린 오늘이 아닌가.

“누가 되면 무슨 상관이야, 누가 돼도 똑같은데”라고 하기엔 아직도 우리나라는 대통령의 막강한 권한 때문에, 당선자의 정치이념과 가치관 그리고 신념이 국가와 국민생활에 미치는 영향은 너무나 크기 때문에 그냥 넘어갈 문제가 아닌 것이다. 정말로 국민적 추앙을 받고 역사에 존경받는 인물로 남을 그러한 대통령을 지금까지 50년 그리고선 5년을 또다시 기다린 인고의 세월이 아닌가.

이번만은 꼭 잘했다는 자부심을 심어줄 수 있는 선택을 하기 위해서는 일시적으로 기분파적인 아집을 버리고, 즉 공통분모의 우리의 대통령을 선택하려는 신중성을 기해야 할 것이다.

미국 화폐에서 워싱턴, 링컨, 제퍼슨, 케네디 등 존경받은 대통령의 초상화를 볼 수 있듯이 후에 국민들의 추앙에 의해 화폐 속의 초상화로 각인될 수 있는 대통령을 우린 그동안 50년 그리고선 5년을 더 기다림 속에 지새지 않았던가.

이번만은 법 질서를 바로잡고 정의로운 사회를 이룩하며 부지런하고 정직한 사람이 잘 사는 나라로 가꾸어 나갈 그런 인물을 선택해 우리 모두가 앞으로의 5년이 후회 없는 선택이었음을 자랑할 수 있도록 다시 한 번 나를 버리고 우리 국가의 장래를 먼저 생각하는 잣대로 후보를 선택하는 사명감이 필요한 중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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