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시림의 방랑자(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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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포수와 야수
마사기 중좌는 처음에는 노라니에게 자기의 힘을 자랑하느라고 군사기밀을 얘기했다. 자기가 얼마나 중요한 임무를 맡고 있는지를 얘기하고 자기가 얼마나 강한 힘을 발휘했는지를 자랑하다가 자기도 모르게 군사기밀을 얘기했다. 마사기 중좌는 노라니가 침대 속에서 그런 얘기를 듣기를 좋아하는 것을 알고 점점 더 중요한 기밀을 얘기했다.


마사기 중좌가 노라니의 행동에 의심을 품을 때는 벌써 때가 늦었다. 오랜 내사 끝에 증거를 잡은 일본 헌병대가 노라니를 잡으려고 나섰을 때는 이미 노라니는 북만주 원시림 안으로 도망갔고 마사지 중좌는 권총으로 자기 이마를 쏘아 자살한 뒤였다.


“그 얼빠진 일본 장교는 정말 당신을 사랑한 것 같은데….”


노라니는 웃으면서 대답을 하지 않았다. 서닌은 다시 물었다.


“당신도 그 일본 군인을 사랑했소?”


노라니는 마치 벌레를 본 것처럼 상을 찌푸렸다.


“그 놈과 함께 침대에 들어가면 구역질이 났어요.”


그 일본 장교는 여인을 즐겁게 해줄 힘이 없었다. 그래서 변태적인 행동을 했다.


노라니는 무서운 여인이었다. 노라니는 마사기 중좌와 자고 난 다음날 아침에는 깨끗이 목욕을 하고 카페에서 일을 하는 중국인을 불렀다. 호텔에서 힘든 일을 하는 중국인이었는데 키가 여섯자나 되고 힘이 장사였다. 그리고 여자를 즐겁게 하는 힘도 있었다. 노라니는 그 중국인과 다시 정사를 했다.


“내가 왜 이런 얘기를 하는 줄 아시나요.”


여간첩 노라니가 두 팔로 서닌의 목을 감고 그 눈을 들여다 봤다.


“난 그 중국인의 강한 몸을 좋아했는데 그 중국인보다 더 강한 몸을 가진 사람을 알게 되었지요. 몸뿐만 아니지요. 그 사람은 나의 마음까지도 사로잡았어요.”


그건 간첩으로서는 금지된 감정이었다. 여간첩은 임무를 위해서는 남자와 정사를 할 수도 있었으나 사랑을 느끼면 안된다. 그건 임무 수행에 방해가 된다.


위험했다. 서닌은 그 위험을 느꼈다. 그에게는 여복(女福)도 있었고 여난(女難)도 있었다. 하얼빈의 유명한 여자 점쟁이가 그런 얘기를 했다.


그 여자 점쟁이는 아주 유명했는데, 어느날 어느 카페 여주인과 함께 온 서닌을 보더니 점을 쳐 주었다. 돈은 받지 않겠다면서 여 점쟁이는 공들여 점을 쳐 주었다.


“당신은 여자 때문에 덕도 보지만 여자 때문에 화를 입기도 해요. 어쩌면 치명적인 화를 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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