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의 퓨마-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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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포수와 야수
식인종 추장은 선물로 받은 답례로 갖고온 술과 안주로 손님들을 대접했다. 과일로 만든 술이었는데 어떻게 만들었는지는 몰라도 달콤하면서도 강했다. 안주로 들닭을 구워냈는데 연하고 구수했다.


식인종들은 짐승들처럼 그저 아무 것이나 먹고 배만 채우는 사람들이 아니었으며 나름대로의 맛과 멋을 알고 있었다.


“좋아요. 우리 영토내에 있는 늪지대에서 약초를 캐도 좋아요. 사냥도 해요. 퓨마라니요? 우리는 그 퓨마를 봤는데 그놈은 당신들이 기르고 있는 짐승입니까?”


식인종들에게는 그게 신기한 것 같았다. 사람이 맹수를 기르다니.


“좋아요. 우리는 그 퓨마를 해치지 않겠소.”


하긴 그런 요청이 없어도 식인종이나 원주민들은 퓨마를 해치지 않았다. 재규어는 사냥해도 퓨마는 사냥하지 않았다.


“못된 재규어는 사람들을 습격하여 잡아먹지만 퓨마는 그런 짓을 하지 않아요. 우리는 퓨마가 사람을 해쳤다는 소문을 듣지 못했소. 그래서 우리도 그 큰 고양이를 해치지 않아요.”


그건 퓨마의 특징이었다.


퓨마는 야생 고양이과 동물 중에서 가장 사람과 친한 짐승이었다. 북미에서는 퓨마가 길을 잃은 나그네를 안내해 주기도 하고 곰의 습격을 막아주기도 했다.


퓨마는 천성이 사람과 친한 동물이었으며 그곳에서도 역시 그런 것 같았다.


이젠 파이터를 염려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았다. 오랜 숙적이었던 재규어가 죽었으니 그곳에서는 퓨마가 두려워할 천적이 없었다.


파이터는 계속 자기의 영토를 지킬 수 있을 것 같았는데, 그곳은 퓨마족이 서식하는 남쪽의 한계선이었다.


파이터가 언제까지 그곳에서 버틸 수 있을 지 알 수 없었으나 세밀과 제니파는 끝까지 그놈을 도와주기로 했다.


평화협정이 이루어졌으므로 제니파의 약초캐기도 잘 될 것 같았다.


루이스 여사는 세밀과 제니파의 연구활동에 더 많은 자금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루이스 여사는 더 이상 제니파와 싸우지 않기로 했다. 불과 1주일도 되지 않았지만 그곳에서의 생활은 그녀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목숨을 유지한 것만도 다행이었다.


루이스 여사는 세밀과 제니파의 생활이 부부관계보다 더 끈끈한 것이라는 것을 알았다. 그들은 공동의 목적을 갖고 있었고 생사도 함께하고 있었다.


루이스 여사는 다음날 조용하게 그곳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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