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의 퓨마(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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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포수와 야수
세밀이 보기에는 식인종들은 계속 뒤를 미행하고 있었다. 상대의 수가 여덟 명이나 되는 것을 보고 성급한 공격은 피하고 기습을 할 기회를 엿보고 있는 것 같았다.


“다들 모른 체 해. 총은 내려놓아.”


세밀이 지시했다. 일행이 모닥불을 피워놓고 쉬고 있을 때 저쪽 삼림 안에서 식인종들이 움직이고 있었으나 공격은 하지 않았다.


세밀이 보기에는 모두 서른 명쯤 되는 것 같았으며, 많아야 쉰 명은 넘지 않을 것 같았다.


“그들을 자극시키면 안돼. 그들은 우리를 사냥하여 잡아먹으려는 것이 아니야.”


식인종들은 다만 자기들의 영토에 들어 온 침입자들의 동향을 살피고 있는 것 같았다. 침략자들의 병력은 얼마나 되며 그들은 뭘 하고 있는가. 그들의 목적은 무엇인가.


세밀은 3년 동안이나 원시림에서 살면서 식인종들에 대한 많은 정보를 수집했는데, 식인종은 소문처럼 위험한 부족들이 아니었다.


우선 그들의 수가 그리 많지 않았다. 광대한 습지 원시림 안에는 띄엄띄엄 식인종들의 마을이 있었는데 각 마을 주민의 수는 100명을 넘지 않았다.


그들 마을은 모두 독립적으로 생활하고 있었으며 그들이 모두 단결하는 경우는 드물었다.


각 마을은 각기 자기들의 세력권이 있었으므로 마을들이 단결하기보다는 서로 세력권 다툼을 하고 있었다. 그런 다툼은 가끔 죽음을 부르기도 했고 그 결과 적의 시체를 구워먹는 경우도 있는 것 같았다.


그래서 식인종 마을들이 모두 단결하여 외부 침입자들과 싸우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수백 수천 명의 식인종들이 백인들을 습격했다는 소문은 과장되었다.


식인종들이 백인들만 보면 사냥을 한다는 소문도 사실이 아니었다. 원시림 안에 있는 천연 고무나무들을 조사하기 위해 일부 스페인인들이 삼림 안에 들어갔으나 식인종들의 습격을 받지 않았다. 대부분 백인들은 무사했는데, 무사한 경우는 문제가 되지 않고 일부 습격을 받은 경우만이 문제가 되면서 피해가 과장되어 소문을 만들어냈다. 식인종들의 습격을 받고 잡아먹힌 백인들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었으나 그 경우도 사실이 잘못 전달되고 있었다.


피습을 당한 백인측에도 책임이 있었다. 먼저 공격을 했거나 공격을 할 것이라는 오해를 불러일으켰기 때문이었다.


식인종들은 그들의 세력권을 표시해 놓았다. 해골을 나뭇가지에 매달아 놓든가, 돌들을 쌓아 올려놓는 등의 방법으로 침입자들에게 경고를 했는데, 백인들은 그런 경고를 무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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