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차코스의 변란(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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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포수와 야수
그 일대 마사이족 마을들을 모두 다스리는 마사이족 으뜸 추장과 그 참모들은 으뜸 추장의 사전 허가도 없이 제멋대로 날뛰다가 참패를 당한 일부 마을 추장들을 질책했다. 마사이의 명예를 더럽힌 일부 추장들의 지위를 박탈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건 어디까지나 내부의 일이고 와캄바족들을 그대로 둘 수는 없었다.
와캄바족이 사죄를 하고 그들의 유보지 일부를 마사이족들에게 넘겨주지 않으면 와캄바족들을 몰살시키기로 했다.

와캄바족은 그런 마사이족의 요구를 일축했다.
와캄바족의 영웅 팜파라는 와캄바족의 유보지에 들어온 마사이족은 단 한 사람도 살아서 돌아가지 못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와캄바족들뿐만 아니었다.

그들의 이웃인 키쿠유족들도 와캄바족들을 지원하겠다고 선언했다.
와캄바족이 침범을 당하면 키쿠유족도 그렇게 되기 때문이었다.
삼림보안소에서도 경비원을 증강했다.
모리슨은 전에 자기 밑에서 하사관으로 있었던 인도인 호세를 보안관 보조로 임명하고 원주민 사병 네 명도 데리고 왔다.

모리슨은 모두 열다섯 명쯤 되는 경비원들을 철저하게 훈련시키고 있었다. 영국 군대식의 훈련이었다.
모리슨에게 심상치 않은 정보가 들어왔다.
마사이족과 와캄바족 사이에 싸움이 벌어진 지 나흘 째 되던 날이었다.

마사이족들이 각 마을에 배치되어 있는 모란들을 총집합시켜 하나의 전투부대를 만들었다는 정보였다.
모란이란 오직 싸움을 위해 선발되어 훈련된 마사이족의 정예부대였으며 마사이족들은 모란은 그 어떠한 전투에서도 진 적이 없다고 호언하고 있었다.

그때 총집합한 모란은 열여덟에서부터 스물다섯 살까지의 젊은이였는데 모두 80여 명이나 되었다. 모란은 마사이족의 꽃이고 영웅들이었다.

그들은 오직 신선한 소의 피와 젖만을 먹고 사는 젊은이였고 민족을 위해서는 웃으면서 목숨을 던지는 전사들이었다.
좋지 않았다.
마차코스에 위기감이 감돌고 있었다.

모리슨은 새로 구입한 대형트럭에 15명쯤 되는 부하들을 모두 태워 마사이족의 종주 마을로 갔다.
종주마을에는 무서운 살기가 떠돌고 있었다.
대장간에서는 창들이 계속 만들어지고 있었고 앞마당에서는 모란들이 군사훈련을 하고 있었다.

모란들이 20m쯤 떨어진 과녁에 창을 던지고 있었는데 창들은 마른 풀로 만든 사람 모양의 과녁 심장부에 어김없이 꽂히고 있었다.
이미 듣고는 있었으나 무서운 전사들이었다.
모란들은 모리슨과 경비원들을 보고 냉소를 하고 있었다.

그들은 백인들이 갖고 있는 총따위는 전혀 두려워하지 않았다.
그건 근거리에서 정정당당하게 싸우기를 두려워하는 비겁자들이 쓰는 무기로 생각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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