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차코스의 변란(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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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포수와 야수
피를 보고 날뛰고 있는 마사이족의 진지에 총도 없이 혼자 들어간다는 것은 자살행위였다.
모리슨도 원주민들의 군중심리가 어떤 것인지를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백인 관광객들이 몰살당할 위험에 빠져 있고 그걸 피할 수 있는 방법은 그 길밖에 없었다.
모리슨은 마사이족들을 잘 알고 있었다.
그들은 거칠고 호전적이었으나 거짓말은 하지 않았다.
다른 사람을 속이려는 거짓말은 하지 않았고 일단 약속한 말은 지켰다.

그때 모리슨과 얘기를 한 자는 마사이족의 대추장이었다.
마사이족의 마을에는 마을마다 추장이 있었고, 그 추장들을 다스리는 대추장이 있었다.
대추장의 권한은 절대적인 것이었고 아무도 그의 명령을 거부할 수 없었다.

모리슨은 그 대추장의 말을 믿기로 했다.
그는 총을 버리고 혼자 마사이족의 진지로 뚜벅뚜벅 걸어갔다.

그때는 이미 날이 어두워지고 있었는데 마사이족들은 야간공격을 준비하고 있었다.
200명 가까운 그들이 어둠속에서 쳐들어오면 천막촌의 백인들은 몰살당하게 되어 있었다.

백인들은 구원부대도 기대할 수 없었다. 철로와 도로, 다리 등이 파괴되어 있었으므로 구원부대는 다음날 정오까지 올 수 없었다.
마사이족들도 그걸 알고 있었다.

모리슨은 대추장을 알고 있었다. 환갑을 훨씬 넘긴 백발의 영감이었는데, 그의 눈은 아직도 독수리처럼 날카로웠고 몸은 표범처럼 날렵했다.
대추장 옆에 모란의 대장 세니카가 있었다.
전날 와캄바족과의 싸움을 지휘했던 사나이였는데 와캄바족의 팜파라가 그러하듯 그도 마사이족의 영웅이었다.

대추장과 세니카가 그곳에 있는 것으로 봐서 마사이족들은 싸움의 상대를 바꾼 것 같았다.
같은 아프리카 민족인 와캄바족과의 싸움은 일단 중지하고 총력으로 백인들을 공격하기로 한 것 같았다.

“용감한 마사이족들은 함부로 싸움을 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어찌하여 그대들은 백인들을 죽이려고 하는가?”
“우리는 함부로 싸움을 하지 않지만 먼저 우리를 죽이려고 하는 사악한 적들은 절대로 용서하지 않는다.”
“백인들은 어제 당신들의 마을을 방문했는데 당신들은 왜 자기들 마을을 찾아온 손님을 죽였는가?”
“그놈은 나쁜 놈이다. 우리 마을에 병균을 뿌린 사악한 놈이다.”

토제는 전날 살해된 관광객이었다. 그는 유명한 밀렵자였는데 품행이 좋지 않아 성병에 걸려 있었다.
그는 몇달 전에도 마사이족 마을에 머물면서 마사이족 여인과 동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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