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차코스의 변란(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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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포수와 야수
몇 달 전에 죽은 코끼리 밀렵자가 마사이족의 마을을 방문했을 때 그는 마사이족의 여인에게 성병을 옮겨 놓았다.
매독이었다.
매독에 감염된 그 여인은 다시 마을에 온 코끼리 밀렵자를 알아봤다.

그녀는 병이 악화되어 조만간 동족들에 의해 살해될 신세였는데 그녀는 자기에게 몹쓸 병을 옮긴 백인을 지옥으로 끌고 가기로 했다.
마사이족의 여인과 그녀의 오빠가 밤중에 코끼리 밀렵자를 죽였다.
그리고 다음 날에는 그런 나쁜 놈들을 마을로 끌고 온 관광회사 안내인들도 죽이려고 했는데 안내인은 눈치를 채고 도망갔다.

마사이족에게 살해된 밀렵자는 마땅히 죽을 만한 자였다. 그리고 관광안내인도 그랬다.
“알았다. 당신들의 요구는 뭣인가.”
“우선 관광안내인을 우리들에게 넘겨라. 그리고 백인들 때문에 죽었거나 나쁜 병에 걸려 있는 사람들에게 보상을 하라.”
당연한 요구였다. 마사이족들은 관광객들을 모두 죽일 생각은 없었다.

모리슨은 곰곰이 생각했다.
그는 대답했다.
“나쁜 병에 걸린 마사이족 사람들에게 보상을 하겠다.
이미 죽은 사람에게는 소 열 마리를 주겠고 병에 걸려 있는 사람에게는 소 한 마리를 주고 병을 고쳐 주겠다.
그 병은 불치병이 아니며 백인들은 그 병을 고칠 수 있다.”

마사이족에게 소 열 마리란 귀중한 재산이 될 수 있었다.
백인들은 병을 잘 고치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성병도 고칠 수 있을 것이었다.
대추장은 그 조건을 받아들였다.

그러나 모리슨은 관광회사 안내인 두 명을 넘기라는 요구는 받아들일 수 없었다.
그들은 나쁜 놈이었으나 그렇다고 그들을 죽음으로 몰아넣을 수는 없었다.

“관광회사 안내인 두 사람은 우리들이 처벌하겠다.
그들을 체포하여 재판에 회부하겠다.
그러면 그들은 오래도록 감옥살이를 하게 되어 다시는 나쁜 짓을 못하게 될 것이다.”

마사이족의 대추장은 그런 타협은 할 수 없다고 거절했다.
평화교섭은 깨졌다.
모리슨은 천막촌에 돌아와 관광객들에게 교섭 경위를 말해주었다.

대부분의 관광객들은 마사이족들의 요구가 옳다고 말했으나 안내인들과 일부 관광객들은 그런 무례한 요구를 하는 마사이족들과 싸워야 된다고 주장했다.

그들은 총을 들고 나섰다. 백인들을 보호할 의무가 있는 삼림 감독관이 의무를 하지 않겠다면 스스로 싸우겠다는 말이었다.
모리슨은 냉소했다.
“그래요. 그렇다면 그렇게 하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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