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식령의 사냥터(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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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포수와 야수
강 포수가 쓰고 있는 집에는 방이 세 개 있었는데 그 중의 한 개를 강 포수가 전용하고 있었다.

그 방은 화승포를 다루는 방이었다.
그 방에는 화약냄새가 떠돌고 있었으며 강 포수 외에는 아무도 들어갈 수 없었다.
그 방에는 군불도 때지 않았고 밤에도 불을 켜지 않았다.
방안뿐만 아니라 방 주위에서도 담배를 태우지 못했다.

강원도 포수들은 돈벌이를 잘 했고 돈을 잘 쓰고 있었기 때문에 주막촌 여인들에게 인기가 있었으며 밤중에 몰래 드나드는 여인들도 있었다.
여인들은 강원도 포수들이 오면 들뜨고 있었다.

강 포수는 그래서 그곳에 몰린 포수들의 중심이 되고 있었는데, 그의 지시에 따르지 않는 포수들도 있었다.

함경도에서 내려온 박범선 포수가 그랬다.
박 포수는 강 포수를 만나기만 하면 시비를 걸었기 때문에 사이가 좋지 않았다.

강원도 포수들은 함경도 포수들을 야만인이라고 불렀다.

사실 함경도 포수들은 산발머리였으며 머리카락과 수염이 자랄 대로 자라고 있었다.
머리를 흔들면 이나 벼룩이 뚝뚝 떨어질 것 같았다.

강원도 포수들은 도토리로 물들인 면옷을 입고 있었는데, 함경도 포수들은 온 몸에 짐승 껍질을 걸치고 있었다.
속옷도 없이 짐승 껍질만을 입고 있는 친구도 있었다.

박 포수 일행은 모두 창꾼들이었다. 그들은 조상 대대로 내려온 그 무기만을 썼다.

각기 긴 창과 짧은 창 두 자루를 갖고 있었는데, 긴 창은 먼 곳에서 던졌고 짧은 창은 가까운 곳에서 손으로 쥐고 찔렀다.

함경도 포수들은 화승포를 다루는 강원도 포수들을 비겁한 자들이라고 욕했다.

짐승과 맞대결 하기가 두려워서 먼 곳에서 그따위 무기를 다룬다는 주장이었다.
그들은 창이야 말로 정말 사냥꾼들이 다루는 참다운 무기라고 주장했다.

사실 그들은 그 창만으로 많은 범들과 곰을 잡았다.
그들은 황소만큼이나 큰 불곰도 창으로 잡았다.

강원도 포수들이 도착한 지 나흘쯤 뒤에 함경도 포수들이 도착했다.
온통 짐승 껍질을 덮어 쓴 사나이들이 마을에 들어서자 마을이 시끄러워졌다.

함경도 포수들은 그 수가 가장 많았다.
강 포수 일행은 다섯 명뿐이었는데 그들은 여덟 명이나 되었다.

짐승들을 포위하고 육탄전을 벌이기 때문에 그렇게 수가 많았다.
함경도 포수들은 마을 위쪽에 아예 천막을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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