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식령의 사냥터(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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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포수와 야수
가슴 아래쪽을 찌르면 쓸개가 상한다.
쓸개는 웅담이며 산삼, 녹용과 함께 3대 영약으로 알려져 있다.
쓸개는 곰의 다른 부위의 전체값과 맞먹었다.

두목은 곰이 들어가 있는 동굴 안에 불이 붙은 장작을 던졌다.
그리고 기다렸다.

곰은 화기와 연기에 견디지 못했다.
곰이 분노의 고함을 지르면서 대포알처럼 튀어나왔다.

그러나 입구를 포위하고 있던 창꾼들은 한발도 물러나지 않았다.
곰이 정면에 있는 창꾼에게 덤벼들었다. 창꾼들 중에서도 으뜸가는 선창이 창으로 그 가슴팍 위쪽을 콱 찔렀다.

선창은 그렇게 찔러놓고 뒤로 밀리지 않게 온 힘으로 버티었다.
덤벼드는 곰의 압력으로 그는 뒤로 밀려나 몇 발 비틀거렸으나 쓰러지지 않았다.
그러나 곰이 계속 밀어붙이면 그는 뒤로 엉덩방아를 찧게 되어 있었다.

그런데 곰이 그때 이상한 짓을 했다.
곰은 가슴팍에 박힌 창을 두 손으로 움켜잡고 안으로 잡아 당겼다.
밖으로 밀어 창을 빼려고 하지 않고 도리어 창을 가슴 안 깊숙이 밀어 넣었다.

그게 곰의 나쁜 버릇이었다.
곰은 적과 싸울 때 적을 움켜잡아 안으로 끌어들였다.
적을 꼼짝 못하게 해놓고 아가리로 물려고 했다.

곰이 고통에 신음하면서 비틀거렸는데 그 사이에 제2, 제3의 창이 그의 아가리와 허벅지를 찔렀다.

“됐어. 물러나, 모두 물러나.”
창꾼들은 재빨리 물러났으며 곰은 이미 공격력을 잃고 있었다.
곰은 핏기가 선 눈으로 사냥꾼들을 노려보고 있었으나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
곰은 주저앉았다.
그리고 다시는 일어나지 못했다.

한양에서 온 장군댁 큰 마님은 함경도의 창꾼들이 곰을 잡는 것을 봤다.
큰 마님은 그날 밤 집사를 시켜 창꾼 두목을 불러들였다.
잡은 곰의 쓸개를 사겠다는 말이었다.

“네가 사냥꾼들의 두목이냐.”
“그렇소만은…”
“그 쓸개를 나에게 넘겨줄 수 있느냐.”
“값만 후하면 그렇게 하지요.”

큰마님은 이미 주막에 유숙하고 있던 장사꾼이 쓸개를 사려고 내놓은 값을 알고 있었다.

큰마님은 처음에는 집사를 통해 두목과 거래를 하려 했으나 나중에 직접 대화를 하면서 흥정을 성립시켰다.

큰마님은 궁중에서 곰의 쓸개가 엄청난 값으로 거래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처음 쓸개를 사려던 장사꾼들이 그 얘기를 듣고 분통을 터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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