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장이 영웅(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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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포수와 야수
피그미 마을에 무력감과 절망감이 번져 나갔다.
그런데 정오께 마을에 환성이 일었다. 초상이 치러지고 있는데도 웃음소리까지 들렸다.

“키라라가 왔다. 키라라가 돌아왔다.”
장로들이 밖으로 나가보니 정말 키라라가 있었다. 키라라가 하얀 이를 드러내고 웃고 있었다. 키라라는 백인들이 입는 옷을 입고 있었다.

키라라는 나무껍질로 싼 긴 총을 갖고 있었고 한 상자나 되는 탄약도 갖고 왔다.
키라라는 2년 전 마을을 떠났다. 그때까지 그 젊은이는 그 일대 피그미족에서 으뜸가는 사냥꾼이었다.

그는 코끼리를 다섯 마리나 잡았고 표범도 두 마리 잡았다. 그는 주로 큰 짐승을 잡았는데 그가 잡은 대형 영양의 수는 쉰 마리나 되었다.

그런데 키라라는 마을을 떠났다. 그는 마을에 찾아온 백인 코끼리 사냥꾼들의 꼬임에 빠졌다.
백인들은 자기들과 같이 가면 큰 돈벌이를 시켜주겠다고 약속했다. 마을 전체가 아무 일도 하지 않아도 평생 편안하게 살 수 있을 정도의 돈벌이를 시켜주겠다는 말이었다.

키라라는 본디 모험심이 강한 젊은이였다. 그는 백인들을 믿었다. 백인들은 큰 힘을 갖고 있었으며 그들과 함께 가면 자기도 그렇게 강해질 줄로 알았다.

백인들이 갖고 있는 총은 천둥 같은 소리와 번개 같은 불빛을 뿜어냈고 그 총으로 쏘면 코끼리도 맥 없이 쓰러졌다.
키라라는 백인들을 따라 영국으로 갔는데, 백인 밀렵자들은 그를 어느 서커스단에 팔아 넘겼다. 소학교 어린이만한 몸을 가진 난쟁이는 그 자체만으로도 흥행가치가 있었는데 키라라는 민첩했으며 선천적으로 곡예사의 재능이 있었다.

키라라는 어느 침팬지와 짝이 되어 줄을 탔는데 꽤나 인기가 있었다. 그러나 키라라는 돈을 받지 못했다. 그는 짝이 된 침팬지와 같은 대접을 받았다.

서커스단은 그를 먹여 주고 잠을 재워 주기만 했다. 키라라는 처음에는 백인들에게 항거를 했고 그 결과 매를 맞았다. 전신에 멍이 들 정도의 매를 맞았다.

키라라는 백인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지능이 낮지 않았다. 키라라는 영리했다.
키라라는 그 후 백인들에게 항거하지 않았다. 그는 얌전하게 굴면서 기회를 엿봤다. 탈출할 기회였다. 그것도 그냥 탈출을 하는 것이 아니라 큰 돈을 훔칠 계획이었다.

키라라는 백인들과 살면서 백인들이 가장 소중히 여기는 것이 총이 아니라 돈이라는 것을 알았다. 그 종이뭉치만 있으면 총 따위는 수십 개, 수백 개를 살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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