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조 원시림의 봄(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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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포수와 야수
나조로프는 단속반 한 사람을 사무소로 보내 사무소에 있는 전 인력을 데리고 오라고 지시했다. 이번 기회에 사람 사냥꾼들을 꼭 잡기로 했다.

나조로프는 증원대들이 오기 전에는 사람사냥꾼들과의 대결을 피하기로 했다. 다섯 명의 사람 사냥꾼들은 모두 숙련된 사격수였고 사람들을 전문으로 죽이는 살인자들이었다.

그러나 너무 신중하게 추적을 하면 쭈구미족 곰사냥꾼들이 위험했다. 그들이 모두 죽을 위험이 있었다.

쭈구미족의 일부도 총을 갖고 있었으나 그 총들은 성능이 의심스러운 물건들이었다. 일본과 러시아가 전쟁을 했을 때 일부 중국인들이 전쟁터에서 주운 물건들이었다. 중국 상인들은 고철이나 다름없는 그런 총들을 적당히 손질하여 소수민족 사냥꾼들에게 비싼 값으로 팔았는데 그 물건들이 제대로 발포될지 의심스러웠다.

그날 오후 총소리가 들렸다. 총소리는 산발적으로 들렸다.
처음에 한 발의 총소리가 들리더니 1~2분 정도의 간격을 두고 두 발의 총소리가 또 들려왔다.

쭈구미족들이 곰을 발견하고 쏜 것 같았다. 나조로프는 총소리를 듣고 그게 구러시아군에서 쓰던 총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세 발의 총소리가 들린 다음 삼림은 조용해졌다. 새들의 지저귐 소리까지 뚝 끊어졌다.

5분 정도 그런 고요가 계속되더니 총소리가 또 들렸다. 이번에는 연달아 열 발 정도의 총소리가 들렸다.

나조로프가 우려했던 일이 일어났다. 금속성의 울림이 있는 그 총소리는 신형 총에서 발사된 것이었다. 쭈구미족들이 갖고 있는 총들이 아니었다.

나조로프가 거느린 단속반들은 전속력으로 뛰었다. 쭈구미족의 코헨 영감은 맨앞머리에서 달려갔다.

일행은 도중에서 사람들을 만났다. 쭈구미족 사냥꾼들이었는데 세 명 중의 한 사람은 피를 흘리고 있었다. 그는 왼팔에 관통상을 입고 있었다.

“나리, 살려주시오. 사람 사냥꾼들이 따라오고 있습니다.”
쭈구미족의 곰사냥꾼들은 모두 여덟 명이었는데 그들은 어미곰과 그 새끼로 보이는 젊은 곰 한 마리를 잡았다. 쭈구미족 사냥꾼들은 잡은 곰들을 해체하고 있었는데 별안간 총소리가 났다. 누가 어디서 쏜 것인지도 몰랐으나 일순간에 네 명의 사냥꾼들이 쓰러졌다.

쭈구미족 사냥꾼들은 비명을 지르면서 도망갔는데 한 명이 또 쓰러지고 세 명만이 살아 남아 도망쳤다는 얘기였다.

잔인무도한 놈들이었다. 그들은 고작 곰 두 마리를 뺏기 위해 다섯 사람을 죽였다. 약육강식의 야수보다도 더 잔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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