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조 원시림의 봄(11)
라조 원시림의 봄(11)
  • 김경호
  • 승인 2002.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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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포수와 야수
나조로프와 두 명의 부하들은 현장으로 가봤다. 겁에 질린 쭈구미족 사냥군이 현장안내를 거부했기 때문에 그들은 대략의 위치를 듣고 조심스럽게 걸어갔다.

사람사냥꾼들에게 발견되지 않도록 단속반원들은 발자국 소리를 죽이고 몸을 숨기면서 걸어갔다.

사람사냥꾼들의 발자국들이 발견되었다. 피가 묻어있는 발자국들이었는데 그들은 도망가던 쭈구미족들을 추격한 것 같았다.

사람사냥꾼들은 증거를 없애기 위해 살아있는 쭈구미족들도 모두 죽이려고 한 것 같았으나 추격을 중단했다. 도망가던 쭈구미족들이 나조로프 일행을 만나고 있는 것을 알고 되돌아갔다.

현장은 피바다가 되어 있었다. 곰들과 사람들의 시체가 나뒹굴고 있었다. 사람의 시체에는 칼로 심장을 찌른 흔적이 있었다. 사람사냥꾼들은 총탄에 맞고도 죽지 않았던 쭈구미족 사냥꾼들을 칼로 찔러 죽였다.

곰의 시체들은 껍질이 벗겨지고 쓸개 등이 없어졌으며 발목 밑이 잘려 있었다. 껍질은 모피상들에게 쓸개는 약종상들에게, 그리고 발목 밑은 요리의 재료로 중국인들에게 팔렸다. 나머지 곰의 시체 부위는 그대로 내버려져 있었으므로 피 냄새를 맡은 삼림 이리들이 몰려들고 있었다.

나조로프는 죽은 사람들의 유품들을 수습하고 이리들이 뜯어먹지 못하게 시체들을 깊이 묻어 주었다.

그런 일들을 끝냈을 때는 이미 날이 어두워지고 있었으므로 나조로프는 인근에 있는 동굴에서 밤을 보내고 다음날 새벽에 사람사냥꾼들의 발자국을 추적했다.

사람사냥꾼들은 이미 나조로프가 자기들을 추적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들은 빠르게 도망가고 있었으나 그대로 도망만 갈 놈들이 아니었다.

발자국들이 삼림에서 빠져나와 어느 구릉을 넘어가고 있을 때 나조로프는 정지했다. 그는 눈위에 엎드려 망원경으로 주위를 살폈다. 구릉을 넘어간 사람사냥꾼들의 모습이 잡히지 않았다. 그 구릉은 꽤 높은 바위산에 이어져 있었으므로 사람사냥꾼들이 그대로 도망을 가고 있다면 바위산 중복쯤을 가고 있을 것이었으나 그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사람사냥꾼들은 구릉 뒤에 숨어 추적자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 따위 술책에 넘어갈 나조로프가 아니었다.
그는 발자국 추적을 중단하고 멀리 돌아서 구릉을 넘어갔다. 나조로프는 구릉 너머에 있는 바위산 중복에 도착하여 바위 뒤에 몸을 숨겼다.

나조로프는 거기서 다시 망원경으로 주변을 살폈다.
사람사냥꾼들의 모습이 발견되었다. 다섯 명 모두가 백인들이었고 총을 갖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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