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조 원시림의 봄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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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포수와 야수
약 1000m의 거리였으나 망원경으로 그들의 모습과 움직임을 볼 수 있었다. 모두 건장한 30세 미만의 젊은이였다. 나이들도 비슷했지만 입고 있는 옷들도 그랬다. 제복은 아니었으나 사냥복들이 비슷했고 특히 구두는 같았다.
군인들인 것 같았다. 쥐고 있는 총들도 엽총이 아닌 군용총들이었다.

오래 전부터 군인들이 범 표범 등을 잡아 그 껍질이 공산당원들에게 흘러들어간다는 소문이 있었다. 군에서 그런 모피를 받은 일부 공산당 간부들이 그걸 외국 모피상에 팔아 당비를 마련한다는 말이었다.

물론 그 중 일부는 군에게도 들어갈 것이었다.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고급 요리점을 경영하고 있는 마담 레나도 자기집 안방에서 공산당 간부들과 군 장교들이 모여 모피에 관한 밀담을 했다고 알려주었다.

마담 레나는 그래서 나조로프에게 너무 심한 밀렵단속을 하지 말라고 호소했다. 마담 레나는 나조로프의 신변을 염려했다.

그러나 나조로프는 사람사냥을 하는 군인들을 그대로 둘 수 없었다.
밀렵단속반원들은 큰 바위 뒤에 잠복하여 기다렸다. 사람 사냥꾼들은 그쪽으로 걸어오고 있었다.

그런데 바위산 중복까지 걸어오던 사람 사냥꾼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그들은 역시 군인들이었다. 사람을 전문적으로 죽이는 직업이었다. 그들은 나조로프 일행이 잠복하고 있는 것을 감지하고 역시 몸을 숨긴 것 같았다.
상황이 어렵게 되었다. 그런 상황에서는 적을 먼저 발견한 측이 유리했다.
거리가 사격거리 안이었기에 먼저 발견하면 집중 사격을 할 수 있었다.

삼림이 조용했다. 아무 소리도 없었고 아무런 움직임도 없었다. 그러나 살기가 떠돌고 있었다. 죽음의 나라와 같았다.
그런 분위기가 두서너 시간이나 계속 되었다.

그래도 움직이면 안된다. 움직이면 적에게 발견되고 그러면 치명타를 받게 된다.

날이 어두워지고 있었다. 땅거미가 사람사냥꾼들이 숨어있는 산 아래 쪽부터 기어오르고 있었다. 나조로프는 아주 깜깜해질 때까지 기다렸다.

날이 아주 깜깜해지자 살기가 풀렸다. 사람사냥꾼들이 도망간 것 같았다.
그러나 나조로프는 물러서지 않았다. 아침에 나조로프의 지시를 받은 다섯 명의 밀렵단속반원들이 현장에 도착했다. 이젠 이쪽 병력이 여덟 명이 되어 사람사냥꾼들보다 우세해졌다.

밀렵단속반원들은 다시 사람 사냥꾼들의 발자국을 추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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