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조 원시림의 봄(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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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포수와 야수
레닌그라드아카데미 위원이란 자리는 아무에게나 주어지지 않았다. 바르샤는 레닌그라드대학 의학부를 졸업했고 그 후에 동물학을 전공했다.
바르샤의 검시는 계속되었다.

“검시서에는 흉부와 복부의 타격이 동시에 가해진 것으로 되어 있는데 지금도 같은 의견입니까?”
“시간차가 조금 있을 것입니다.”
“그 시간차가 얼마쯤 되지요?”
“24시간 내지 48시간쯤 될 것입니다.”
“그렇지 않아요. 4~5일이나 됩니다.”
“…”
“복부에 가해진 타격은 이렇게 치유되어가고 있어요. 이건 치명상이 아닙니다. 그러나 흉부에 가해진 상처는 그대로 있습니다. 이게 치명상이지요.”
“그렇게 볼 수도 있겠습니다.”
“이 흉부에 가해진 상처는 얼마 전입니까?”
“5~6일쯤 전일 것입니다.”
“상처가 이렇게 신선한데….”
“4~5일 전일지도 모르지요.”
“그렇지 않아요. 내가 보기에는 사흘 전입니다. 면밀하게 검사를 하면 입증할 수 있어요.”
“…”

사흘 전이라면 풀카의 신병이 검찰국으로 옮겨진 뒤였다. 풀카는 검찰국의 조사를 받다가 죽은 것이었다. 쇠파이프로 가슴팍이 찍혀 갈비뼈가 부러져 죽은 것이었다.

검찰국의 조사관은 삼림감독관에게 사로잡힌 멍청한 놈을 처리해 버렸다. 그리고 살인죄를 삼림감독관에게 덮어씌웠다.

“내가 직접 시체검안서를 작성할까요, 아니면 당신이 다시 정확한 검안서를 작성하겠습니까?”
“제가 다시 검사를 하겠습니다.”

군의관의 보고를 듣고 검찰관은 크게 당황했다. 고문치사 혐의를 자신이 덮어쓰게 될 것 같았다.

사실 그는 직접 풀카를 조사한 일이 없었다. 조사는 검찰국에 근무하는 조사관이 했다. 그 조사관은 공산당원이었다.

그의 보고를 받은 사건담당 공산당 서기 스레리니도 당황했으나 애써 태연한 척했다.

“알겠소. 내가 처리할 테니 기다리시오.”
처리하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었다.

당 상부에 공작하여 귀찮게 구는 아카데미 위원을 돌려보내 버리든가, 아니면 쥐도 새도 모르게 없애버리면 된다.

그 무렵 나조로프는 블라디보스토크의 어느 술집에서 옛 친구와 술을 마시고 있었다.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이름이 잘 알려진 세스민이라는 박제사였다.
둘은 오래도록 일을 함께 했고 아주 친한 사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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