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의 나라 인도(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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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포수와 야수
새벽 그곳에서도 다른 인도 지역처럼 역시 범을 잡은 축제가 열렸다. 아이러니한 얘기이지만 범이란 인도 사람들에게 단결과 즐거움, 기쁨을 가져다 주는 매개체였는지도 모른다.

“나리, 놀라지 마십시오. 나리가 잡은 놈은 구마온에서 온 젊은 수범이 아닙니다. 그리고 바로 이곳에 영토를 갖고 있는 젊은 암범도 아닙니다.”

“그렇다면?”

“놈은 폭정자입니다.”

폭정자란 그곳을 포함한 그 일대 300㎢나 되는 광범한 세력권을 갖고 있으면서도 자기 세력권 안에 사는 다른 범들을 못살게 구는 늙은 수범이었다.

힘이 세고 심술궂은 놈이며 다른 암범이 새끼를 낳으면 틀림없이 달려와 죽이는 버릇이 있었다. 마을 사람들이 확인한 것만도 네 마리나 된다고 한다.

폭정자는 넓은 자기의 세력권을 두고도 그곳에 들어와 구마온에서 온 젊은 수범을 쫓아내고 인간 사냥을 하다가 사살되었다.

놈은 변을 보는 이든을 덮쳤으나 달려온 코벨트에게 사살되었다.
사람들은 폭정자의 사체를 검안해 보고 인도범 사냥꾼 코벨트의 신기를 확인했다.

코벨트는 어둠속에서 달려오다가 범이 이든을 덮친다는 것을 눈치채고 우선 공포를 쏘아 범에게 위협을 줘 물러나게 한 다음 놈이 다시 덤벼들자 오른손의 손전등을 켜고 왼손에 들고 있던 산탄총을 발사했다.

물론 그가 갖고 있던 영국제 총은 라이플보다는 가벼운 것이었으나 그래도 무게가 4~5㎏이나 되었는데 그런 총을 어떻게 한 손으로 발사할 수 있었을까?

산탄 총탄은 범의 두개골에 두 개, 목부위에 한 개 박혀 있었다. 그만하면 충분히 치명타가 될 수 있었다.

줄리아는 축제중 이든 옆에 붙어 치료를 해주었다. 이든을 치료해 주는 그녀의 눈에는 애정이 스며나와 있었다. 이든도 그게 싫지 않은 것 같았고….
늙은 집사의 근심이 점점 깊어갔다. 힌두의 나라 인도에서는 이교도들과의 사랑은 쉽지 않았다. 목숨을 건 사람들도 실패하는 경우가 있었다.

그러나 어찌하랴. 줄리아의 태도에는 이미 굳은 결심이 보였다. 그곳에 영토를 갖고 있는 젊은 암범이 폭정자에게 쫓겨온 젊은 나그네를 목숨을 걸고 보호해 주듯이 줄리아도 이든을 지키려는 것일까.

이든은 그러나 그때는 지주 타이른과 줄리아를 따라 돌아가지 않았다. 그는 계속 코벨트를 따라다니면서 범사냥법을 배우고 싶었다. 그 결심도 확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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