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랑의 강 니제르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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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포수와 야수
N.S 대학은 비록 지방대학이지만 영국에서 열손가락 안에 꼽힐 신흥대학이었는데, 최근 몇달째 대학 당국자들이 당황하고 있었다. 지정학을 전공하는 다니엘 조교수가 반년째 행방불명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다니엘 교수는 아직 미혼의 소장 여류학자였으나 진취적인 활동으로 다른 대학으로부터도 주목을 받아왔다.

다니엘 교수는 필드 활동(야외할동)을 주로 했으며, 늘 세계 각지의 현장을 돌아다니면서 일정한 지역의 지리와 지정이 그곳에 사는 주민들 또는 부족들의 생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또 그게 민족들의 역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조사하고 있었다.

학교의 교무과장은 부지런히 돌아다니면서 다니엘 교수가 어디에 가서 뭘 하고 있는지를 조사했으나 도무지 알 수 없었다.

출발할 때는 학교 당국에 아프리카에 간다고 말했고, 최근 하나밖에 없는 가족인 어머니에게는 아프리카 니제르강을 돌아다닌다는 엽서가 한 장 날아왔을 뿐이었다.

그런데 다니엘 교수의 상사이고 그 연구활동을 감독하는 입장에 있는 지정학 주임 번즈 교수는 다니엘 교수의 실종에 별로 신경을 쓰지 않고 있었다.
뭐, 늘 있는 일이 아닌가. 다니엘 교수는 본디 그런 여인이었다. 제멋대로 계획하고 마음 내키는 대로 세계 각지를 돌아다녔다.

수렵용 총이 들어 있는 가죽가방 하나를 어깨에 메고 지난해에는 인도의 밀림에 들어갔고, 거기서 돌아오자마자 아마존의 오지로 들어갔다.

다행히 번즈 교수는 아마존을 몇 차례나 탐험한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현지에 달려가 브라질 정부 관리들과 문제를 일으켜 연금 상태에 있던 그녀를 겨우 구출했지만 그녀는 또 행방불명되었다.

그런데 놀랄 일이 있었다. 그녀는 그 와중에도 연구논문을 꾸준히 쓰고 있었으며 비록 완성시키지는 못했지만 논문은 틀이 훌륭하게 잡혀 있었다.

한마디로 말썽은 부리고 있었지만 다니엘 교수는 유능하고 부지런한 교수였다.

연구활동을 하다가 사고를 일으켜 죽거나 다치는 경우가 생기더라도 그건 그 교수 개인의 문제였다. 감독할 주임교수라고 해서 거기까지 책임을 질 문제가 아니지 않은가.

교무회의에서 번즈 교수의 의견을 들은 많은 교수들은 상을 찌푸렸다. 혀를 차는 노교수도 있었다.

그 주임교수에 그 부하 교수였다. 주임교수가 모른다면 누가 그 일을 알겠는가. 교수회의는 번즈 교수의 처리를 지켜보기로 했다.

하긴 번즈 교수는 영국의 학계가 알아주는 탐험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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