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랑의 강 니제르(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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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포수와 야수
번즈 교수는 니제르강의 여인이 갖고 온 뱀장어 양념조림 냄비를 보고 의아한 생각이 들었다. 냄비 안에는 분명 양념에 절인 뱀장어가 있었다.

메기와 이름 모를 잡어들과 함께 꽤 굵은 뱀장어 토막과 대가리들이 있었는데 냄비에는 또 다른 고기도 있었다. 좀 이상한 고기였다.

뱀장어와 대가리는 같았으나 뱀장어가 아니었다. 얼룩이 있었고 눈동자가 말똥했다.

뱀 같았는데 뱀이 거기에 있을 리 없었다.
하긴 니제르 사람들은 생선뿐만 아니라 무엇이든 썩을 염려가 있는 먹을거리는 모두 양념냄비나 단지에 집어넣었다.

그리고 그걸 쌀이나 감자 조밥 등에 얹어 먹었다. 그건 그들의 유일한 반찬이고 부식이었다.

번즈 교수는 여인에게 뱀장어 양념조림 냄비에 뱀이 들어 있는지를 물어봤으나 여인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러나 여인은 잠시 후 직접 번즈 교수를 그들이 식량을 구하는 사냥터로 안내해 주었다. 사냥터에는 열두 살 되는 여인의 아들과 뜻밖의 사람이 있었다.

거기에는 피부가 새까맣게 탄 젊은 여인이 한 사람 있었는데, 번즈 교수는 처음에는 그녀가 누구인 줄 몰랐다.

다니엘 교수였다. 번즈 교수가 찾고 있던 그 여인이 바로 거기에 있었으나, 번즈 교수는 저쪽에서 인사를 했을 때까지 그녀를 알아보지 못했다.

다니엘 교수는 반년 동안이나 니제르강 유역에서 원주민들과 함께 생활하다가 꼭 그들과 닮아가고 있었다.

“선생님, 선생님이 여기에 어떻게….”

다니엘 교수는 또 엉뚱한 말을 했다. 실종된 자기를 찾으려고 온 학교 당국이 뒤집어지고 있는 것도 모르고 있는 것 같았다.

다니엘 교수는 반년 만에 지도교수를 만났는데도 강변에서 하던 일을 멈추지 않았다. 그 지역에서 반년 동안 계속했던 일들이 그때 그곳에서 마무리되고 있다는 말이었다.

니제르강은 우기에 물이 불어나면 무수한 세류를 연변 땅으로 내보냈는데, 그 세류들은 건기가 되면 모두 본류로 되돌아왔다.

그렇게 되면 니제르강 연변에 있던 광대한 늪이나 습지, 농경지, 목초지, 사바나들이 사라진다. 먼지가 푹푹 날아오르는 마른 땅이 되어버린다.

우기에 니제르강의 세류들이 연변 땅으로 흘러들어가면 볍씨를 비롯한 각종 식물들이 연변의 늪이나 습지에 흘러들어와 자연산 논밭이 생겼고, 가축들이 먹을 풀들이 자라나는 광대한 목초지가 형성되었는데, 건기가 되면 모든 것들이 사라졌다. 사람들뿐만 아니라 가축들도 굶주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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