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수들의 영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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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포수와 야수
사자들과 비비들의 싸움은 그 결과가 뻔할 것 같았다. 덩치, 힘, 속력 어느 면으로 봐도 아프리카의 사바나에서는 사자들과 싸워 이길 짐승이 없었다.

그 곳에서도 그랬다. 강가의 습지에 사는 물소들이나 사바나 북쪽 덤불 속에서 사는 코뿔소들은 덩치가 크고 힘이 세기는 했으나 사자들의 먹이에 불과했고 가끔 나타나는 코끼리들도 사자와는 정면대결을 하지 않았다. 코끼리들은 그 거대한 덩치 값을 하느라고 사자들을 위협하기는 했으나 싸우고 안 싸우고는 사자들의 결심에 달려 있었다. 사자들은 가끔 밤중에 코끼리들의 새끼를 잡아먹었다.

흔히 하이에나들이 사자들의 경쟁자라고 알려지고 있었으며 하이에나들이 겁없이 사자들의 식사판에 끼어들어 사자들을 신경질적으로 만드는 것은 사실이었다. 그것도 사자들이 얼마나 참느냐에 달려 있었다. 대학원생 인겔드양과 사진작가 파튼은 며칠 전에 참다 못한 검은갈기가 하이에나의 두목을 쫓는 것을 목격했다. 검은갈기는 사자무리의 두목이었는데 성질이 난폭했다.

검은갈기는 그 때 수십 마리의 하이에나들이 사자들의 잔치판 바로 앞까지 다가와 구걸이 아닌 위협을 하는 것을 보고 하이에나들을 덮쳤다. 하이에나들은 언제나 그렇듯이 사자들이 추격해 오다가 지치면 그만둘 줄 알고 도망갔으나 그렇지 않았다.

검은갈기는 하이에나의 두목을 끝까지 추격했다. 하이에나는 고기가 질기고 냄새가 나기 때문에 잡아봤자 먹지도 못했고 또 잘못 공격하면 여러 마리에게 협공을 당해 다칠 염려도 있었기 때문에 멀리 쫓아버리면 그만이었다.

그러나 그 날 검은갈기는 소떼를 모는 원주민들과 신경전을 벌여 심기가 좋지 않았다.

검은갈기는 하이에나의 두목을 끝까지 추격하여 덮쳤다. 하이에나는 사자의 속력과 200㎏나 되는 몸무게에 눌려 밑으로 깔렸다. 그러나 사자는 그 목덜미를 덥썩 물고 흔들었다. 즉사했다. 하이에나는 피를 뿌리면서 죽었으나 사자는 계속 그 몸을 찢었다. 사자의 화풀이였다.

그래서 인겔드양은 이번에는 비비들이 당할 줄로 알았다. 사실 하이에나들이 사자들을 괴롭히는 것 이상으로 비비들도 사자들의 신경을 건드리고 있었다.

비비들은 사자들의 무리가 있는 곳 가까이에까지 그 영지를 넓히고 있었다. 비비들은 풀밭에서 부드러운 풀을 골라 먹기도 하고 그 열매나 씨들을 먹었고 풀밭 속에 숨어 있는 곤충들을 잡아먹기도 했다. 그러나 비비들은 그런 것만을 먹는 것도 아니었다. 비비들은 잡식성이었기 때문에 큰 동물을 포식하기도 했다. 야생동물관리인 루이스는 비비들이 영양 새끼를 즐겨 잡아먹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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