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수들의 영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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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포수와 야수
그 사바나에서는 비비의 무리와 하이에나의 무리가 만나는 경우가 있었다. 하이에나들은 늘 먹이를 찾아 사바나를 돌아다니고 있었으므로 낮 동안 비비들이 점령하고 있는 사바나와 초원의 접경지역에 들어갔다.

비비와 하이에나들은 그럴 경우에 서로 모른 체를 하고 있었으나 긴장감은 숨기지 못하고 있었다. 사실 그들은 언제라도 싸울 수 있었으며 그렇게 되면 수십마리가 참가하는 집단싸움이 될 수 있었다.

비비들의 두목과 그 친위대들은 하이에나들이 가까이 오면 새끼들과 암컷들을 보호하기 위해 앞으로 나가 하이에나들이 더이상 들어올 수 없는 전선을 펴고 있었고 하이에나들도 더이상 접근하지 못했다.

하긴 하이에나들이 비비들의 점유지에 들어간 것은 비비들을 먹이로 삼으려는 의도가 아니고 비비들이 각종 영양들이 놀고 있는 초원에 더이상 나가지 못하도록 막기 위해서였다. 비비들이 초원에 들어가 영양들과 함께 어울리고 있으면 하이에나들은 영양 등의 사냥을 못하게 된다.

그래서인지 영양들도 비비들이 넉살좋게 자기들 사이에 끼어들어와도 싫은 태도를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문제가 있었다. 영양들은 비비들이 자기들과 같은 초식동물로 알고 있었다. 초식동물은 서로가 해치지 않았다.

그러나 사실 비비들은 초식동물이 아니라 잡식동물이었다. 초식도 하지만 육식도 했으며 육식을 하기 위해 다른 동물을 사냥하기도 했다.

비비란 놈들은 뻔뻔스럽게 자기들의 정체를 감추고 영양들과 함께 풀을 뜯다가 가끔 무서운 짓을 했다. 비비들은 몰래 새끼영양들을 사냥했다.

비비들은 용의주도한 계획하에 그런 짓을 했다. 먼저 서너 마리가 영양들의 시선을 막아버린다. 어미들이 못 보게 한 다음 비비의 행동대는 전광석화처럼 영양의 새끼를 덮쳐 목을 확 물어 비명을 지르지 못하게 만든 다음 얼른 납치를 해버린다. 비비의 행동대는 영양새끼를 납치하여 나무들이 있는 산림 안으로 도망가 버린다. 어리석은 영양들은 그것도 모르고 있다가 나중에 새끼가 없어진 것을 알고 늘 주변을 돌아다니는 하이에나들을 의심한다.

초식동물들은 단결하여 범인으로 지목한 하이에나를 쫓아버린다. 하이에나들은 비비들이 그런 놈이라는 것을 알고 늘 경계를 하고 있었으나 직접적으로 충돌을 하지 않았다. 집단싸움이 붙으면 쌍방간에 희생자가 생기기 때문이었다. 여류학자 세실과 그 조수 인겔드양은 그런 비비와 하이에나들의 관계에 큰 관심을 갖고 조사를 하고 있었다. 그 조사는 동물학연구에 큰 의미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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