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수들의 영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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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포수와 야수
발정이 된 암컷 두목은 하루에 다섯 번이나 교미를 했다. 먼저 수컷 두목과 교미를 한 다음 다른 수컷과도 교미를 했다. 그리고 두 시간 후에는 또 다른 수컷과도 교미를 했는데, 그 수컷은 아직 어린 놈이었기 때문에 교미를 하는 기술이 서툴렀다. 그래서 암컷 두목은 신경질이 나 엉덩이로 수컷의 몸을 마구 밀어붙여 빨리 하라고 독촉을 했다.

그 젊은 수컷과는 간신히 교미를 했으나 그 다음에는 상대가 없었다. 무리 안에는 성숙한 수컷이 더이상 없었다. 그래서 암컷 두목은 몇 시간 전에 교미를 했던 수컷 두목에게 다시 교미를 해 달라고 강요를 하고 있었으나 수컷 두목은 힘이 빠진 듯 거기에 응하지 않았다.

그런데 그 때 발정을 한 암컷 한 마리가 여두목의 눈을 피해 다른 수컷을 유혹했다. 그 수컷도 한 시간쯤 전에 암컷 두목과 교미를 했던 놈이었는데, 젊은 암컷의 유혹에 빠져 둘이서 슬그머니 저쪽 바위 뒤로 들어갔다.

그러나 암컷 두목이 그것을 발견했다. 여두목이 고함을 지르면서 그 쪽으로 달려갔다. 질투에 미친 여두목은 젊은 암컷의 목덜미를 물었다. 젊은 암컷이 피를 흘리면서 비명을 질렀으나 여두목은 공격을 중지하지 않았다.

여두목은 젊은 암컷이 반죽음을 당해 움직이지 못하자 비로소 공격을 중지했으나 여두목의 광란은 그것으로 끝나지 않았다. 여두목은 다시 다른 수컷에게 덤벼들어 성기를 빨았다.

인간을 비롯한 동물들은 수컷이 암컷을 강간할 수 있고 암컷은 수컷을 강간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었으나 여류학자들은 하이에나의 경우는 암컷이 수컷을 강간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여두목의 강요를 받고 겁에 질린 수컷은 혼신의 힘으로 교미를 했다.

아무리 연구를 하기 위해서라고 하지만 그걸 보기가 민망스러웠다. 대학원생인 인겔드양은 더이상 여두목이 하는 짓을 볼 수가 없어 그 자리에서 떠나려고 했는데 그때 세실 박사가 말했다.

“여두목이 저런 짓을 하고 있는 것은 일종의 가족계획이야. 많은 암컷들이 한꺼번에 교미를 하게 되면 너무 많은 새끼들이 출산되기 때문에 암컷들 중에서 여두목만이 교미를 하게 되는 거지.”
하이에나의 무리가 너무 많은 새끼를 갖게 되면 다 먹여 살릴 수가 없었다. 그래서 새끼들의 수를 줄인다는 말이었다.

하이에나의 암컷은 한 배에 대여섯 마리의 새끼를 낳았으니 그럴는지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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