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수들의 영지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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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포수와 야수
여류학자들은 하이에나 사회에서의 암컷 우위현상에 깊은 관심을 갖게 되었다. 같은 지역에 사는 비비의 사회에서는 수컷들이 우위를 차지하여 오만 횡포를 부리고 있었는데, 하이에나의 사회에서는 왜 그런 반대현상이 나오고 있을까.

우선 비비의 경우에는 수컷의 덩치가 암컷보다 월등히 컸으나 하이에나의 경우는 덩치 차이가 거의 없었다. 비비의 경우에는 수컷이 암컷보다 힘이 훨씬 강했으나 하이에나의 경우는 암수가 맞붙어 싸워도 암컷이 수컷에게 지지 않았다.

또 다른 이유도 있었다.

하이에나의 사회에서는 여두목은 언제나 서너 마리의 젊은 것들을 데리고 있었고 그 젊은 것들이 여두목 주변에 붙어다니면서 여두목의 편을 들고 있었다. 그 젊은 것들은 여두목의 새끼들이었다. 그들은 어미가 수컷들과 싸우거나 다른 암컷과 싸울 경우에 모두 단결하여 어미의 적들과 싸웠다. 특히 어미가 낳은 새끼들 중에 끼어 있는 암컷들은 평소 무리 안에서 공주와 같은 특별한 대우를 받고 있었고 어미가 죽었을 경우에 그 여왕의 자리를 세습하기도 했다.

그러나 수컷의 두목에게는 그런 친위대가 없었다. 수컷 두목은 1년에 한 번쯤 출산되는 새끼들 중에서는 자기의 씨를 받은 새끼를 구분하지 못했다. 하이에나의 여두목은 수컷 두목뿐만 아니라 여러 마리의 수컷들과도 교미를 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따라서 수컷 두목은 여두목을 중심으로 움직이는 여두목 소생의 젊은 것들에게 밀려 별볼일 없는 위치에 있었다.

비비의 경우는 그 반대였다. 비비의 수컷 두목은 무리 안에 있는 모든 암컷들을 독점하고 있었고 그 암컷들은 다른 수컷들과 교미를 하지 못했다. 그런 짓을 하다가는 찢겨 죽기 때문이었다.

따라서 비비의 경우는 무리 안에서 출산되는 새끼들은 모두 수컷 두목의 새끼였다. 그래서 비비의 수컷은 그 새끼들 중에서 힘이 강한 놈들을 자기 옆에 두고 세력을 유지했다.

사람의 경우는 어떤가.

그 곳 외곽지역에는 원주민 마을들이 있어 몇 백명쯤 되는 원주민들이 살고 있었는데 여류학자들은 간접적이기는 하나 그 원주민들의 생활을 관찰했다.

원주민 마을의 젊은 여인 한 사람이 이틀에 한 번 야생동물보호사무실에 신선한 우유와 계란 등을 가져 왔는데, 인겔드양은 그 여인과 친해졌다. 인겔드양은 젖먹이 아이를 안고 우유와 계란 등을 머리에 이고 오는 여인이 안쓰러워서 마을에는 남자들이 없느냐고 물어보았다.

마을에는 남자들이 있다며 그 여인의 남편과 시동생들도 있었으나 그들 남자의 할 일은 따로 있다는 말이었다. 소나 닭을 사육하고 우유나 계란을 파는 일은 여자가 하는 일이며 남자는 그런 일은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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