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수들의 영지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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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포수와 야수
드디어 날이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바위산 계곡에는 이미 어둠의 장막이 쳐졌고 그것이 서서히 바위산 위쪽으로 올라오고 있었다.

그러자 여기저기서 횃불이 켜졌고 붉은 꽃불이 밤하늘을 수놓았다.

소리가 들렸다. 사나운 개가 짖는 것과 같은 소리였는데, 소리가 나는 바위산의 꼭대기에 비비 두목 폭군의 실루엣이 보였다. 폭군은 사방에서 날아오는 화살을 무시하고 고함을 지르면서 손을 흔들고 있었다. 전군에 내려진 반격 명령이었다.

루이스가 우려했던 일들이 일어났다. 사냥꾼들이 휘두르는 횃불은 비비들이 숨어 있는 동굴이나 바위 뒤까지를 밝히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횃불을 들고 있는 사람의 위치를 비비들에게 알려주었다. 비명소리가 일어났다. 횃불의 불빛 속에 도약하는 비비들의 모습이 보였고 비명을 지르면서 쓰러지는 사냥꾼의 모습도 보였다.

난전이 벌어졌다. 비비들은 무서운 맹수들이었다. 이미 삼림의 나무에서 내려와 초원으로 진출하려던 비비는 그들의 임시거점인 바위산에서 물러나지 않았다.

횃불들이 공중으로 날아가고 있었다. 사냥꾼들은 비비들에게 횃불을 던지고 있었으며 털에 불이 붙은 비비가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그러나 횃불은 기대했던 대로의 위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하나하나 꺼지고 있었다. 횃불이 꺼진 어둠 속에서 비비들이 사람들을 덮쳤다. 비비들은 수적으로 우세했다. 그리고 그들은 어둠 속에서도 지형을 알고 있었다. 그들은 바위 사이를 요리조리 빠져 나가면서 사람들의 등 뒤에서 덤벼들었다.

루이스와 여류학자들은 바위산의 기슭에 있었으나 그들도 안전하지 못했다. 세실여사가 비명을 질렀다. 어느새 뒤로 돌아온 비비 한마리가 덤벼들었다.

루이스가 공포를 쏘았다. 그 싸움을 더이상 그대로 보고만 있을 수 없었다. 루이스가 갖고 있는 미국제 6연발 라이플이 연달아 발사되고 그 굉음이 바위산에서 메아리가 되어 울려퍼졌다.

비비들도 그 굉음에는 질린 것 같았다. 전투 중지를 지시하는 폭군의 고함소리가 나자 비비들은 일제히 후퇴했다. 사냥꾼들도 더이상 싸움을 할 수 없어 물러났다.

세실여사를 덮쳤던 비비도 도망갔다. 세실여사는 피를 흘리고 있었다. 옷이 찢기고 유방이 찢긴 것 같았다.

루이스가 세실여사를 눕혀 윗옷을 벗겨 소독을 했다. 비비의 발톱에는 온갖 균이 묻어 있었기 때문에 신속하게 소독을 해야만 했다. 세실여사도 그걸 알고 있었기 때문에 반나체가 된 몸을 루이스에게 맡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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