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산의 포수마을(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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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포수와 야수
곰의 공격을 받은 사냥꾼은 두목의 지시로 물러났다.

그러나 등을 돌리고 도망간 것이 아니라 급하게 덤벼드는 곰을 똑바로 보면서 뒷걸음질을 쳤다. 그는 뒷걸음질을 쳤으나 빨랐으며 머리뒤에 눈이 달려있는듯 정확하게 물러나고 있었다.

그때 포수마을 사냥꾼들은 모두가 움직이고 있었다. 공격을 당하고 있던 사냥꾼의 좌우에 있던 사냥꾼들이 물러나는 사냥꾼의 앞으로 나와 덤벼드는 곰을 맞받아쳤다. 그리고 다른 사냥꾼들도 곰의 등뒤에서 덤벼들었다.

물러서고 있는 사냥꾼의 앞으로 나왔던 두사람이 창을 던졌다. 불과 7~8m의 거리였다. 창은 곰의 목과 가슴팍에 박혔다. 곰은 가슴팍에 박힌 창을 움켜잡고 부러트렸다. 곰은 잡아당기는 힘은 강했으나 밀어붙이는 힘은 약했으므로 창을 뽑아내지를 못했다.

“비켜.”

물러나고 있던 사냥꾼이 고함을 지르자 창을 던졌던 두사람이 옆으로 피했다. 그러자 물러나고 있던 사냥꾼이 곰에게 부딪쳤다. 그가 쥐고 있던 창이 곰의 가슴팍 깊숙이 박혔다.

곰이 비틀거렸다. 곰은 그제야 등을 돌리고 도망가려고 했으나 등뒤에서 덤비던 사냥꾼들이 또 창으로 찔렀다.

그런 집중공격을 받고는 곰도 더이상 견디지 못했다. 곰은 으억하는 신음소리를 내면서 주저앉았다. 치명상이었다. 곰은 다시는 일어나지 못했다.

장렬한 사냥이었다. 강원도 포수 이경학은 감탄했다. 강원도의 사냥꾼들이 곰사냥을 할 때는 우선 활을 쏘았다. 곰이 덤벼들지 못할 먼 거리에서 활을 쏘아 곰의 공격력을 저하시켜 놓은 다음 창을 날렸다. 그러나 무산의 사냥꾼들은 활을 쓰지 않았다. 맹수들과 부딪쳐 싸울 용기가 없는 사냥꾼들이 활을 쏜다는 말이었다. 그때도 그들은 활을 갖고 가기는 했으나 실제 쓰지는 않았다. 그들중에는 화승포를 갖고 있는 사람도 있었으나 화승포를 쓰지 않았다.

무산 포수마을 사냥꾼들은 자기들이 직접 만든 세모꼴외발창을 갖고 있었는데 곰사냥에 쓰이는 것은 무게가 한관(4㎏)이나 되었다.

아무튼 잠자리 구멍을 찾지못해 떠돌아 다니던 불곰이 잡혔기 때문에 그곳 화전민이나 산골마을 사람들은 공포에서 벗어날 것 같았다.

그러나 그렇다고 그들이 안전한 것은 아니었다. 무산에는 범들이 살고 있었다.

무산산림의 영주는 불곰이 아니라 동북호(東北虎)였다. 한반도에는 남쪽 태백산맥일대의 산들에는 조선범들이 살고 있었고 동북끝 러시아와의 국경지대에는 시베리아호가 살고 있었으나 무산일대에는 동북호 또는 만주범들이 살고 있었다. 그 동북호들은 광대한 영지를 갖고 있었으며 불곰은 그 영지안에서 자기들의 영지를 갖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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