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화살(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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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포수와 야수
가르토 일행에 끼어있던 원주민들은 범인이 재규어라고 단정했다. 그들은 재규어가 사람을 잡아먹은 예를 들면서 재규어는 식인의 상습범이라고 주장했다.

그럴 것 같았으나 그렇지 않을 수도 있었다. 가르토는 사자 범 재규어등 대형 고양이 종류들을 잘 알고 있었다.

그들은 모두 영지를 갖고 영지내에 들어온 사람을 죽이고 잡아먹었다. 그러나 그들은 각기가 달랐다.

사자는 영지내에 들어온 사람들에게는 우선 위협을 했다. 으르렁거리면서 빨리 물러나라고 경고를 했다. 사람들이 그래도 물러나지 않으면 습격을 했다. 사자가 계획적으로 사람 사냥을 하는 일은 드물었다. 21세기초에 아프리카에 철도부설공사가 진행되고 있을 때 일부 사자들이 인도인 일꾼들을 습격하여 잡아먹은 일이 있었으나 그건 예외적인 사건들이었다.

거기에 비하면 인도의 범은 수시로 사람들을 잡아먹었다. 인도의 범은 아예 사람도 먹이의 하나로 간주하여 숲속에 숨어있다가 사람사냥을 했다. 인도의 범은 영지밖에서도 사람사냥을 했다.

그러나 아마존강 유역에 사는 재규어는 좀 달랐다. 그들은 광대한 원시림 깊숙한 곳에 영지를 갖고 있었다. 사자는 시야가 터져있는 초원에 영지를 갖고 있었고 범은 사람들이 살고있는 마을 주변에까지 영지를 넓혀 돌아다녔는데 재규어의 영지는 사람들의 거주지와는 멀리 떨어져 있었기 때문에 그만큼 사람들과 접촉하는 기회가 드물었다.

재규어는 사자나 범에 비하면 조심스러웠고 어떻게 보면 겁이 많은 것 같기도 했다. 재규어는 보통 사람을 피했다. 사람을 보면 원시림 안쪽으로 도망갔으며 그 때문에 재규어의 사로잡이가 어려웠다.

그런 재규어가 모닥불을 피워놓고 있는 사람들을 습격했다고는 생각되지 않았다. 사람들은 네사람이나 되었고 총들을 갖고 있었다. 재규어가 과연 그런 모험을 했을까.

아마존의 원시림은 광대했으며 재규어가 먹을 먹이도 많았다. 특히 그 지역에는 멧돼지의 일종인 페커리가 무리를 지어 돌아다녔고 그들이 재규어의 밥이 되어있었다. 그런데 왜 재규어가 위험스러운 사람사냥을 했을까.

현장에는 죽은 사람들이 맹수와 싸운 것 같은 흔적이 없었다. 모닥불을 크게 피우지도 않았고 총도 쏘지 않았다. 그들은 그저 술을 마시다가 죽은 것 같았다. 재규어가 밤중에 그들을 습격했다고 해도 네사람을 그렇게 조용하게 죽일 수 없었다. 동료가 재규어에게 물려죽은 것도 모를 사람들이 아니었다.

사람들의 뼈에 짐승의 이빨 자국이 남아있었으나 그건 재규어의 이빨 자국이 아니라 들개들의 이빨 자국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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