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민과 주인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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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의식은 예속 상태를 거부하고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려는 인간적 내면의 세계이다. 다시 말하면 그것은 타율성을 배제하고 자유를 추구하는 정신이며 남에게 의지하지 않고 자신의 문제를 스스로의 힘으로 해결, 극복하고자 하는 자립정신인 것이고 사회에 대한 권리 주장과 아울러 책임을 진다는 자세를 갖는 것이다. 자신의 사회가 잘못되는 데 대해 스스로 책임을 통감해야 하고 사회를 파괴하는 세력에 맞서 싸우려는 자세를 갖춰야 한다. 따라서 주인의식은 책임의식이며 높은 참여의식이기도 하다.

한 가정의 주인은 집안의 모든 일을 눈여겨보고 제때에 손보고 가꾸고 계획하고 실천한다. 가족이 모두 합심해 가정을 지키고 각자 맡은 바 소임을 다해야 집안을 빛낼 수 있고 밖에 나가서도 올바른 구실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여기서 아버지만 주인이고 어머니만 주인이 아니다. 가족 구성원 전부인 딸 아들도 모두 주인의식을 갖지 않으면 집안이 평화로울 수도 없고 행복할 수도 없다.

제주도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국제관광지 도민으로서 구성원이 되려면 자기의 직분에 대한 책임과 의무는 물론이고 기본적인 사회규범과 주위 사람에 대한 배려심을 가져야 하는 것이 당연한 도리라고 할 수 있다. 변화하는 시대의 흐름에 마음을 열고 능동적으로 대처하려는 자세가 있어야 하며, 지역사회가 안고 있는 현안에 대해서는 지역민들과 공동으로 노력을 기울여 나가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전반적인 제주도민 사회의 주인의식에 대한 스스로의 소명이나 연대감의 수준은 함량 미달이다. 자신의 편의와 의견에 집착하는 개인 이기주의는 물론 타협과 양보의 미덕조차도 실종된 상태다. 결과에 대한 모든 책임은 내가 아닌 상대편에 있고, 원칙과 이치에 합당한 정책 결정이라도 자신이 손해보는 일에는 끝까지 반대를 무릅쓰는 일도 다반사다.

이같이 서로 자신의 의견에 집착해 대립적인 의견을 비난하고 논쟁만을 일삼게 되면 자결(自決) 능력이 결여되고, 주민자결의 원칙이 하나의 허구에 그치게 된다. 그렇게 되면 우리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지방화 기회를 놓치고 중앙 종속적인 체제로 회귀하게 되는 결과를 빚게 될 것이다.

지역사회의 현안에 있어서도 어느 쪽이 공공복리(公共福利)에 득이 클 것인가를 따지고 최선의 해법을 찾아야 하는 데 반해 어느 쪽이 옳으냐에 매달려 공공시비(空共是非)를 가리는 격이 되고 만다. 결국에는 문제의 본질이 왜곡돼 서로 간에 감정의 골만 깊어지게 된다.

예를 들면 국제자유도시 지정에 대한 쟁점이 그랬고, 아직도 미결 상태에 있는 관광객 전용 카지노 문제, 그리고 최근의 섬집아기 노래비와 행정계층구조 개편 문제 등이 그렇다.

지역사회의 문제는 지역주민이 스스로 결정하고 추진해 나가는 것이 원칙이다. 하지만 제주도민의 역량 부족으로 의사 결정이 지연되거나 혹은 유보되는 일이 생기게 되면 그만큼 지역 발전 속도는 더뎌지게 마련이다.

더구나 하루하루가 달라지는 세계화 환경의 변화에 발맞춰 지역문제를 풀어 나가지 않는다면 국제관광도시는 고사하고 국내 경쟁력에도 미치지 못하고 말 것이다.

지역의 발전은 행정의 노력만으로는 성공할 수 없다. 주민이 먼저 잘 살아보자는 의욕이 있어야 한다. 우리는 지난날의 ‘외부 의존적 사고’로 인해 자발적이고 창의적은 노력은 부족한 실정이다.

지방자치단체는 중앙정부에 의존하고 주민들은 행정에 의존하려 한다. 그리고 모든 잘못은 중앙, 행정, 남으로 돌리는 책임회피적 사고에 만연돼 있다.

어느 사회에서도 모든 구성원들을 만족시킬 수 정책이나 비전은 없을 것이다. 어차피 공동선(公同善)을 추구하는 길은 다수의 이익에 부합되게 정책을 입안하고 추진해 나가는 일일 것이다. 이렇게 볼 때 제주국제관광도시민으로서 가지고 있는 주인의식에 반하는 부정적 요소들은 시급히 긍정적 자세로 전환해 나가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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