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고래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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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포수와 야수
더구나 그 낚시꾼이 타고 있는 배는 통나무배였다. 잘못하면 배가 뒤집힐 수도 있었다.

“힘내라. 힘을 내 싸워야만 돼.”
조셉이 타고 있는 배가 그 쪽으로 가면서 성원을 보냈다.

그 낚시꾼은 40대의 노련한 사람이었으며 몇 번이나 기록에 남을 만한 큰 고기를 잡은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낚시꾼은 줄을 풀었다 당겼다 하면서 청새치의 힘을 빼고 있었다. 힘을 빼야만 그 놈을 끌어들일 수 있었다.

전방 50m쯤 되는 수면에 걸린 고기가 수면위로에 뛰어올랐다. 청새치였다. 아주 큰 청새치였으며 6m가 훨씬 넘을 것 같았다. 등이 파란색의 아름다운 고기였다. 청새치는 4~5m나 공중으로 뛰어오르면서 몸을 비틀어 줄을 끊으려고 했으나 그렇게 되지 않았다. 그 순간 낚시꾼이 줄을 풀었기 때문에 청새치는 그대로 떨어졌다.

물속에 뛰어들어간 청새치는 느슨해진 줄을 끌고 깊이 들어가려고 했으나 노련한 낚시꾼은 빨리 줄을 감아 그렇게 만들지 않았다. 청새치는 다시 수면으로 끌려 올라왔다.

“잘 한다. 아주 잘 한다.”

조셉이 고함을 질렀는데 잘 하는 것은 낚시꾼만이 아니었다. 통나무를 다루는 원주민 어부도 훌륭했다. 그는 날뛰는 청새치 때문에 몇 번이나 뒤집어질 뻔했던 배를 자기 몸을 움직여 균형을 잡고 있었다.

그 원주민 어부도 흥분하고 있었으나 침착했다. 그는 낚시꾼과 호흡을 맞추면서 함께 낚시를 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에 또다른 낚시꾼의 줄에 고기가 걸렸다. 이번에도 큰 고기 같았으며 청새치임이 틀림없었다.

그런데 그 낚시꾼이 비명을 지르면서 구원을 요청하고 있었다. 그 낚시꾼은 아직 젊은 신출내기였다. 선배와 함께와 낚시를 배우려는 친구였다.

신출내기 낚시꾼은 강한 고기의 힘을 이기지 못해 앞으로 넘어졌다. 그러자 구원요청을 받은 다른 낚시꾼이 자기 배를 그 배의 옆에 붙여놓고 지도를 했다.

“안돼. 줄을 풀어주면 안돼. 꽉 잡고 버텨야만 해.”
신출내기는 필사적으로 몸을 일으켜 버티고 있었으나 통나무배가 고기에게 끌려가고 있었다. 청새치가 대가리를 돌려 배를 끌고 가고 있었다.

그렇게 되면 그 싸움은 고기의 승리가 된다.

그래서 선배 낚시꾼이 모험을 했다. 그는 그 배에 뛰어 올라탔다. 그 충격으로 통나무배가 뒤집어질 뻔 했으나 원주민 어부가 간신히 균형을 잡았다. 선배 낚시꾼이 얼른 낚싯대를 뺏았다.

기진맥진하던 신출내기도 더 이상의 싸움을 포기하며 길게 누워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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