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그만큼 경제, 사회, 문화, 외교 등에 대한 교류만이 아니라 관광현장 속에서 인간, 사회, 문화를 접하면서 상호 교감을 통한 이해와 친교, 더 나아가 공존과 자유, 평화, 평등, 안녕을 갖게 한다. 그리고 끝내는 하나뿐인 지구상 인류와 환경을 이끌어 나가는 지속가능의 대명제를 해결하여 나갈 수 있는 관광의 저력과 특효성이라는 점이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불행하게도 그만큼의 위대한 영도자급들이 경제적 내지는 정치적 이익 우선이라는 관광객 유치 전술적인 단면을 보여주는 예가 허다하며 노골적으로 조건화하는 경우도 있어 근래의 관광이 대체적인 본말전도(本末顚倒)로 꼬일 때도 있다.
북한인 경우, 민족통일 운운하며 남한으로부터 경협 조건으로 금강산 관광을 유치했으며 이에 정부는 국민 혈세를 보조금으로 해 관광경비 지원을 하는 특단의 조치까지 하여 중간에 시들했던 금강산 관광을 살려냈고 이제 ‘금강산 밸리’ 계획과 함께 금강산 관광만이 아니라 경제특구 지정까지 하게 되었다. 그런데 작금에 미사일 15기를 싣고 예멘으로 항해하던 중 나포된 사실에는 아연실색이다. 이제껏 국민의 금강산 관광과 정부가 지원한 보조금이 핵개발이나 미사일 생산과 같은 데에 쓰이고 있다면 평화를 위한 관광이 아닌 전쟁을 위한 관광으로밖에 볼 수가 없지 않겠는가? 정말 이런 식에 관광이 놀아난다면 만신창이 관광이요 오로지 수단을 위한 속임수 관광인 것이다.
요즘 몇 년 사이에 국내에서 ‘특구(特區)’라는 말이 흔히 나돌고 있다. 관광특구라는 용어도 생겼지만 이보다 더 특별하고 특례적인 특구 바람이 인천, 부산, 대구, 광주, 광양.철원 등지에 불고 이외 지역들도 ‘나도 특구’가 되었으면 바람으로 꽉 차 있다. 그렇지만 경제자유구역법 통과와 함께 인천, 부산, 광양만이 지정되자 나머지는 ‘닭 쫓든 개’꼴이 되어 서운함이 이만저만이 아닌가 보다. 일찍이 북한의 나진, 선봉에서 시작돼 금년 10월 신의주의 특별행정지구 특구화로 이어져 동시다발적으로 금강산과 개성공단 특구화 선포와도 마주친 듯한 남.북한의 유행성 특구판에 다소 어지러움도 없지 않다.
이러한 특구에 대해 여지없는 지역개발과 지원 특혜 등 경제적 관광효과를 노리고 있기 때문이다. 실로 관광이 돈에 찌들고 여러 수단화로 놀아나는 취급을 받고 있어 이에 할말을 잃는다.
제주는 경제특구보다 더욱 우위를 차지하는 국제자유도시로 특화하는 특별법이 제정됐다 하지만 중구남방으로 터지는 특전관광의 행태에 떼밀리고, 상대적으로 대도시에 치이고 행정상 지구적.구조적 역부족도 없지 않다. 강원도의 설악.금강산 특구 지정에 배가 아프고 정선의 국민카지노에도 배가 아프다. 특구지인 부산자유항, 인천자유항에도 배가 아프다. 이래저래 빼앗기고 약해지는 듯하여 그래서인지 제주국제자유도시종합계획 심사가 보류되고 특별법을 개정하지 않으면 안 되는 심상의 변화가 생기는 것일까. 분명한 것은, 제주도적인 정체성을 잃지 않는 관광지이자 지식 기반을 토대로 한 국제자유도시로의 진전만이 사명이며 지름길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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