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첸반군 "오늘 오전 11시부터 인질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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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크바 남부의 한 오페라 극장에서 관객 700여명을 인질로 잡고 군.경찰과 대치하고 있는 체첸 반군 결사대는 요구 조건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26일 오전 6시(한국시간 오전 11시)부터 인질들을 살해하겠다고 협박했다.

인질범들이 살해 개시 시간을 구체적으로 통첩함에 따라 극장 주변에는 일촉즉발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한 인질은 휴대전화를 통해 "인질범들은 동이 트면 우리들을 살해하겠다고 위협하고 있다"며 당국에 신속한 협상을 호소했다.

러시아 당국은 예브게니 프리마코프 전 총리를 극장 안으로 들여보내 극적인 협상이 이뤄지길 기대하고 있으나 인질범들이 새로운 요구조건을 내걸고 있어 협상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프리마코프 전 총리는 과거 체첸 평화협상안을 입안하는 등 체첸 분쟁과 관련해 최고의 협상가로 꼽히는 인물이다.

인질범들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체첸 전쟁은 종료됐고 러시아 군은 체첸에서 철수했다'는 분명한 발표를 해야만 인질들을 풀어주겠다고 말한 것으로 인질범들과 협상을 벌이고 나온 안나 폴리트콥스카야 기자가 이날 새벽 말했다.

지난 23일부터 1주일 안에 러시아군의 체첸 철수를 요구해왔던 인질범들은 시한을 변경, 무조건 26일까지 러시아 군의 철수를 요구하고 있다고 극장 대변인 다리아 모그다노바는 전했다.

인질범들은 그러나 안나 폴리트콥스카야 기자가 포함된 협상단과 근 5시간 동안 협상을 하고 난 뒤 인질들에게 물과 음식을 공급하도록 허용했다고 러시아 당국의 한 관리는 말했다.

인질범들은 어린이 15명을 석방한 뒤 25일 자정 무렵 어린이 2명과 남녀 각 1명 등 4명의 인질을 추가로 풀어줬다.

앞서 니콜라이 파트루쉐프 연방보안국(FSB) 국장은 인질범들이 인질들을 석방할 경우 목숨을 보전하고 제3국행을 보장하겠다고 약속했다.

인질들의 가족들을 극장 밖에서 나흘째 밤을 지새면서 강경진압에 나서지 말 것을 당국에 호소하고 있다.

러시아 언론들의 여론조사에서는 응답자의 63%가 인질들의 생명이 위태로운 상황에서 강제진압은 절대 안된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블라디미르 바실리예프 부총리는 이번 인질극의 배후는 아슬란 마스하도프 체첸 자치대통령이라고 지목한 것으로 일부 언론들이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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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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