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 인질극 사망자 140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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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특수부대가 26일 오전 체첸 반군들이 700여명의 인질들을 잡고 있던 모스크바 돔 꿀뜨르이(문화의 집) 오페라 극장에 진입,나흘간의 인질극을 종료시켰으나 이 과정에서 인질 인질범 등 140여명 사망하는 등 대규모 인명피해가 났다.

▲인질극 사망자 140명으로 증가

이번 진압 작전과 관련, 인질 90명이 숨지고 인질범도 50명이 사살되거나 숨지는 등 희생자 수가 당초 집계보다 40여명이 늘어나 났다.

인테르팍스 통신은 러시아 보건 장관의 말을 인용, 인질극 진압과정에서 숨진 인질의 수가 90명 이상으로 늘어났다고 보도했다.

연방보안국(FSB) 대변인도 진압 과정에서 사살한 인질범 수가 50명이라고 밝히고 사살된 50명 가운데 18명은 여성이라고 전했다.

이 대변인은 인질범 3명은 현장에서 생포됐다고 밝혔다.인질극을 주도한 체첸 반군 지도자 아르비 바라예프의 조카인 모프사르 바라예프는 진압작전 도중 현장에서 사살됐다.

러시아 당국은 사망한 인질,인질범 수가 이처럼 늘어난데 대해 자세한 설명을 하지 않았다.

관리들은 그러나 풀려난 인질 중 350명 가까이가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고 있고 이 중 상당수가 중태라고 전했다.

극장에 난입했던 인질범들의 정확한 수도 당초엔 30여명으로 알려졌으나 현재 대략 50여명이었던 것으로 전해지고있다.

앞서 블라디미르 바실리예프 내무차관은 인질극 종료 7시간 뒤에 가진 기자회견에서 인질 67명이 숨지고 인질범 34명이 사살됐다고 밝힌 바 있다.

70-75명으로 추정되는 외국인 인질 중 희생된 사람은 아직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바실리예프 내무차관은 기자회견에서 "테러리스트들이 극장에 폭발물과 지뢰를 설치했기때문에 최악의 경우 인질 전원과 투입된 병력등 1천명이 사망할수 있었기 때문에 작전에 나설수 밖에 없었다"고 강조했다.

▲독가스 사용 논란

러시아 특수부대가 모스크바 극장 인질극을 진압할 때 사용한 정체불명의 독가스는 당초 마취 마취가스로 알려졌으나 이 가스로 인해 인질범 뿐 아니라 인질들이 치명적인 피해를 입은 것으로 전해짐에 따라 가스의 정체와 이 가스의 사용이 정당했는 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진압작전 성공으로 극장내에 붙잡혀 있던 700여명의 인질이 풀려났으나 이중 546명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병원 관계자들은 인질 환자중 4-5명만이 총상을 입은 경우며 나머지는 대부분 가스 중독이고 다수의 환자가 심각한 상태에 있다고 전했다.

러시아 정부 당국자는 인질들이 4일간 지속된 인질극으로 탈진 상태에 있다가 전격적인 진압작전으로 인한 쇼크와 심장마비 등으로 사망했으며 독가스로 인해 사망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의사들은 독가스가 기도를 막아 사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군 전문가과 독극물 전문가는 러시아 특수부대가 발륨같은 강력한 진정제가 포함된 압축 가스를 극장안에 분사하거나 BZ 가스 같은 환각제를 사용한 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러시아 정부는 독가스 사용에 대한 논란이 증폭되자 독가스 사용의 불가피성을 강조하고 있다.

인질범들이 자폭용 폭탄을 몸에 두르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을 일시에 무력화 시키기 위해서는 독가스 살포를 통한 진압작전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푸틴, 인질극 진압 불구 체첸 문제 도전 직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인질극을 진압하는데 성공했지만 진압과정에서 민간인 90명을 포함해 140여명이라는 대규모 희생자가 발생함에 따라 적잖은 부담을 앉게될 전망이다.

푸틴 대통령은 26일밤 대국민 연설을 통해 이런 대규모 인명 피해에 언급, "모든 인질을 구할수는 없었다'면서 인질 가족들에게 애도의 뜻을 표시하는 한편 "우리를 용서해달라"고 당부했다.

푸틴 대통령은 그러나 "우리는 수백여명의 인질을 구출하는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을 해냈다"면서 인질 구출은 러시아를 "무릎 꿇게 만들 수 없다"는 점을 입증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푸틴은 이번 진압 작전으로 테러에 대한 강한 척결 의지를 대내외 적으로 과시함으로써 단기적으로는 국민의 지지가 상승할 수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인명 피해가 예상외로 큰데다 앞으로 자세한 피해상황이나 독가스 등을 이용한 과잉 진압 논란 등 과정상의 무리수 등이 밝혀지는 경우 역작용을 야기할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또 이번 인질극으로 체첸 전쟁에 대한 국내 여론이 악화된 것으로 나타나 체첸 문제가 테러 행위 차원을 넘어 국지 분쟁의 차원으로 다시 조명을 받게됨으로써 국내의 반전 여론 뿐 아니라 국제사회 특히 이슬람권의 반발론에 직면할 전망이다.

특히 극장에 인질로 잡혀있던 사람들의 가족이나 친지들 사이에서 체첸에서 러시아군이 철수해야한다는 체첸 측 주장에 동조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어 앞으로 체첸 전쟁 수행 전략의 수정도 예상되고 있다.

▲진압작전 전개 과정

진압작전은 인질범들이 인질 살해 시한으로 정한 이날 아침 6시(그리니치 표준시 새벽 2시)에 조금 앞서 오전 5시 15분께 몇 대의 장갑차(APC)에 나눠탄 알파 부대등 특수부대원들이 극장 쪽으로 접근하면서 전격적으로 시작됐다.

알파 부대 등 특수부대원들은 오전 6시20분 께 인질범들이 인질 2명을 살해하자 가스를 분사하며 극장 안으로 진입, 진압작전에 돌입했다.

진압은 인질범들이 인질로 잡고 있던 2명에게 총을 쏴 숨지게 한 직후 시작됐다.

특수부대는 출입구가 있던 극장 벽 쪽에 폭파장치를 사용,구멍을 뚫은 뒤 엄청난 양의 가스를 분사,인질범 제압에 나섰다.

극장 중앙 관현악단석과 강당에 몰려있던 인질들이 진압작전을 시작했음을 직감 한 직후 극장 내부에서 큰 폭발음이 들렸다.

그리고 약 3-4분 후 격렬한 총격전이 벌어졌다.

진압 직후 현장에 들어간 러시아 TV 기자는 극장 곳곳에 피가 흥건했고 시신은 눈뜨고 보기 힘들 만큼 참혹한 모습이었다고 전했다.

특히 체첸 전쟁 희생자의 부인들이라고 주장한 여성 결사대원들은 폭발을 터뜨리기 전 전원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진압작전은 대략 40분 정도 소요됐다.

7시께 극장 쪽으로 앰뷸런스 20여대가 몰려들었고 의료진의 부축을 받은 인질들이 극장에서 걸어나오기 시작했다.

▲붙잡힌 체첸 반군,외국과 연계

연방보안국 관계자는 체첸 인질범 들이 모스크바 주재 일부 외국 대사관과 외국 조직과 관련이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외무부가 체첸 반군과 외국 대사관간의 연계 여부를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으나 어느 국가 대사관이 관련 이 있는 지를 공개하지 않았다.

보안국 관계자는 이들 인질범이 외국 조직과도 관련이 있다고 밝혔다.

보리스 그리즐로프 내무장관은 푸틴 대통령에게 진압상황을 보고하면서 경찰이 체첸 반군의 탈출을 지원하려던 공범 30여명을 체포했다고 밝히고 이들을 상대로 추가 테러 활동에 가담했는지 여부를 수사중이라고 보고했다.

그리즐로프 내무장관은 이어 체첸 테러 조직을 색출하기위한 대대적 작전을 벌이라고 지시했다.

내무장관 대변인은 " 모스크바 지역에 테러 조직이 존재하고 있다고 믿을 만한 이유가 충분하다"면서 "그리즐로프 장관이 모스크바 경찰에 모든 외곽 구역과 가옥,빈 군 기지 등 테러리스트들이 은신할 만한 곳을 철저히 수색하라는 명령을 내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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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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