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과 자동차는 함께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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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이라는 달콤한 액체는 인류 역사와 더불어 흘러왔다. 술의 원료와 주조방법은 달랐을망정 술 없는 인류 역사는 상상조차 할 수 없다. 고단한 육신의 피로를 씻어주고 영혼의 상처를 달래주는 알코올은 한약방에 감초 끼듯이 없어서는 안 될 음식으로 자리매김한 지 퍽 오래다.

알코올이라는 액체의 이름이 고체 분말(紛末)에서 나왔다는 얘기가 있다. 옛날 아라비아의 여자들이 쓰던 화장품 분말을 지칭하는 말이었다는 것이다.

이 화장품 가루라는 말이 중세 라틴어에 편입되고 영어에서는 매우 순수한 에센스의 뜻으로 통했다. 그러다 18세기께 술의 에센스, 즉 증류작용으로 얻어지며 취기를 불러일으키는 순수 성분만을 일컫게 됐다. 이 감미로운 액체인 술은 종교의식에서도 사용되고 식사를 하면서도 즐겼으므로 잘만 마시면 약주라는 좋은 뜻의 술로도 보편화돼 있다.

그러나 술은 더러 개인이나 조직의 흥망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가 된다. 사람에 따라 술로 관계를 맺고 대인 장애를 허물어 성공을 거두는가 하면 취중망언으로 패가망신의 나락에 떨어지기도 한다.

‘술 인심’ 좋고, 술 마시고 저지른 실수에 대해서는 관대한 것이 우리나라 사람들이다. 그래서인지 늘상 술에 얽힌 일화는 해도 해도 끝이 없다.
우리 주변에 필름이 끊길 정도로 술을 마시고 무의식중에 차를 몰고 집에 갔다는 사람이 적지 않다. 이런 사람들은 어떻게 차를 몰고 집에 왔는지 기억이 전혀 나지 않는다며 술 한 잔만 마시면 무용담처럼 털어놓는다. 오히려 술을 몇 잔 먹어야 기계에 기름칠을 한 것처럼 몸이 풀려 운전이 잘된다는 궤변을 늘어놓는다.

우리는 음주운전이 범죄행위라는 의식이 희박하다. 경찰의 꾸준한 단속에도 음주운전과 이에 따른 교통사고가 줄지 않고 있는 것이 이를 반영하고 있다.

지난 15일 현재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운전자가 3663명으로 하루 평균 10여 명에 달한다. 또 지난 11월 말까지 음주운전으로 인한 교통사고는 224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 늘었으며 사상자도 7.9% 증가한 274명이나 됐다.

음주 후 운전을 하는 경우 판단이 흐려지고 외부 자극에 대한 반응이 느려지기 때문에 사고 위험이 높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음주운전은 자칫 자신과 가족은 물론 다른 사람에게까지 엄청난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최근 들어 ‘사회적 범죄’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자동차 문화가 발달한 나라일수록 ‘술과 자동차는 함께 할 수 없다’는 사회적 합의가 탄탄하다. 음주운전은 자신의 위험뿐 아니라 타인에게도 위해를 가한다는 죄의식을 갖고 있으며 그만큼 음주운전에 대한 처벌도 강화되고 있다. 미국의 일부 주(州)에서는 음주운전을 하다 사망사고를 내는 경우 ‘1급살인죄’로 처벌하기도 한다. 일본에는 ‘음주운전 우려가 있는 자에게 술을 주거나 권유한 자도 처벌’하는 법규가 있다. 기업마다 취업규칙이 다르지만 음주운전 사원에 대해 감봉, 심지어 해고까지 하는 회사도 있다.

송년회 등 잦아진 술자리로 밤새워 술을 마신 뒤 토끼눈을 해 가지고 술냄새를 폴폴 풍기며 출근하던 사람들이 뒤늦게 후회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음주운전의 유혹이 많은 연말연시다. 그 하찮은 유혹을 뿌리치지 못한다면 대를 물려가며 후회할 수도 있을 게다.

‘술 자리가 있을 경우 차를 놓아두는 작은 실천’이 이웃과 가정의 평화를 지키는 길임을 우리는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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